24일 펀드 평가사 제로인과 신한금융투자 등에 따르면 브릭스 국가들에 투자하는 공모형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올해 초 이후 설정액이 증가한 펀드는 러시아 펀드뿐이다.
지난 18일 현재 러시아 펀드 설정액은 연초에 비해 1092억원 늘어난 반면 다른 브릭스 국가의 펀드는 브라질(-636억원), 인도(-4542억원), 중국(-1조8266억원) 등 모두 설정액이 줄었다.
18일 현재 연초 이후 수익률은 러시아 12.92%, 브라질 5.48%, 인도 21.24%, 중국 6.91% 등으로, 인도와 러시아 등 2개 펀드만 코스피지수 상승률(11.45%)을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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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금융투자 직원이 ‘JP모간 러시아 펀드’를 소개하고 있다. 이 펀드는 러시아의 내수시장 성장세에 주목해 소비재, 인프라 업종에 높은 비중을 투자한다. 신한금융투자 제공 |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경제 대부분을 원유 등 천연자원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의 경제성장 전망을 밝히고 있으며, 특히 북반구의 겨울철을 맞아 난방유 등 수요증가로 유가가 더 오르면 러시아 경제와 증시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러시아 정부가 최근 에너지 부문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경제구조를 금융 등 다른 부문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의 점수를 따는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가가 강세를 지속하면서 경제구조 개편작업도 궤도에 오르면 러시아 경제는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별 펀드로 살펴보면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중국 본토의 주요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중국의 고속 성장과 내수시장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쇄도하면서 월별로 순유출을 기록한 적이 없을 정도다.
실제로 중국 본토 펀드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PCA자산운용의 ‘차이나 드래곤 A Share펀드(환헤지형)’는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순유입액이 200억원을 겨우 넘길 정도로 실적이 저조했지만, 7월 이후 가파르게 늘어나며 지난 21일까지 1712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펀드는 일반 중국 펀드가 홍콩(H주)에 상장된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는 달리 중국 본토 시장에 상장된 종목에 직접 투자한다.
다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5.32%로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물론 공모형 중국 주식형 펀드 전체에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미래에 올릴 기대수익을 바라보고 투자하는 것이 낫다.
중국의 저평가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봉쥬르 차이나 오퍼튜니티 증권 자투자신탁(H)’에도 올 들어 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15.57%로 좋은 편이다.
러시아와 중국 본토 펀드가 지난해 7월부터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는 해외 주식형 펀드의 틈바구니에서 꾸준한 유입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같이 지난 6월 이후 5개월째 순유출 중인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도 꿋꿋이 매월 순유입을 기록하는 펀드도 있다.
대표적인 펀드는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의 지배구조개선 전략 펀드인 ‘기업가치향상 장기증권투자신탁’펀드다. 이 펀드는 연초부터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해 환매가 거세던 4월에도 341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연초 이후 3260억원이 들어왔다. 이 펀드는 그동안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고객의 장기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2006년 8월 설정 이후 현재까지 142.15%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연초 이후와 과거 1년 수익률은 각각 24.72%와 31.27%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9.04%, 12.93%를 크게 앞선다.
삼성과 LG,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4대 그룹에 분산 투자하는 KB자산운용의 ‘한국대표그룹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에도 연초 이후 3214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운용사의 ‘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에도 1927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