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자판의 국가 및 국제 표준화 작업이 최근 속도를 내는 가운데 발표된 것이어서 유력 후보군인 삼성전자의 ‘천지인’과 LG전자의 ‘나랏글’ 등과 한판 경쟁이 예상된다.
◆쉽다, 빠르다, 오타도 적다
서울대 노희명 교수(농생명공학부)와 이화여대 박태운 교수(지능형나노바이오소재연구센터 휴먼인터페이스그룹)는 28일 천지인과 나랏글의 장점을 결합한 ‘하날-나랏글’ 입력자판을 만들어 특허출원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하날-나랏글’은 LG전자 나랏글의 자음 체계에 모든 모음으로 확장 가능한 중심키(하날키) 개념을 결합했다. 초성 자음을 누르면 주변 8개 키가 ‘ㅏ, ㅔ, ㅗ, ㅜ’ 등 ‘단모음’으로 변하고, 필요한 모음을 순서대로 누르면 음절이 완성된다.
특히 터치스크린의 경우 훑듯이 드래그하면 글자를 만들 수 있어 입력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ㅑ, ㅒ’ 등 ‘이중모음’의 경우 단모음으로 음절을 완성한 뒤 손가락을 떼지 않고 중심키로 돌아와 떼면 8개 이중모음이 표시되고, 이후 방법은 전과 같다. 드래그가 익숙하지 않으면 중심키를 두 번 터치하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 ‘천지인’은 먼저 초성 자음을 누르고 모음 구성 단위인 ‘l, ·, ㅡ’를 조합해 모음을 만들어 한 음절을 완성한다. 직관성이 높아 별도 설명 없이도 금세 익숙해지지만 음절이 늘어날수록 키를 누르는 횟수가 크게 증가한다. 또 종성의 받침과 뒷 음절 초성의 자음이 같을 경우 오타(자음 충돌)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해 이동키를 한 번 더 눌러야 한다.
LG전자 ‘나랏글’과 팬택계열의 ‘SKY2’는 주요 자·모음 12개를 한 면에 다 배치했다. 입력 속도는 천지인에 비해 빠르지만,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고 이중모음 등을 입력하는 과정은 좀더 복잡해진다.
박 교수는 “애국가 1절을 입력할 때 천지인은 206번, 나랏글은 165번 눌러야 하는 데 비해 하날-나랏글은 89번이면 된다”며 “기존 버튼식 키패드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최근 대중화된 터치식 스마트폰에서 진가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한글은 입력도 쉬워야 한다
노 교수와 박 교수는 서울대(농화학) 76학번 동기다. 노 교수와 달리 박 교수는 1977년 서울대 화학과로 재입학해 재료공학 분야로 전공을 틀었고, 미국 유학 중이던 80년대부터 휴대기기 입력장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매킨토시 컴퓨터 마우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입력기기 하나의 발명이 모든 컴퓨터 환경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 귀국한 박 교수는 노 교수와 함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한글 자판을 연구했고, 지난 8월 외국어까지 아우를 수 있는 기본 틀을 개발했다. 박 교수는 세계어 자판을 개발하기 위해 직접 중국어와 힌두어까지 배웠다.
박 교수는 “한글 자판은 완성 단계로, 연말까지 안드로이드마켓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며 “영어와 중국어, 힌두어 자판도 솔루션은 완성한 상태”라고 말했다. 9개 키의 조합만으로 세계 각국의 문자를 기존 쿼티 키패드 방식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입력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외국어 자판의 경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운영체제(OS) 공급자의 협력이 필요해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하날-나랏글은 ‘좀 더 쉬운’ 입력 방법을 찾던 끝에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 주요 휴대전화 한글 입력방식 | |||
| 제조사 | 입력 방식 |
국내 사용자 비율(%) | 특 징 |
| 삼 성 전 자 |
천지인 | 55 | 자음에 모음 구성 단위인 ‘ㅣ, ·, ―’를 조합해서 단어 입력, 모음이 직관적인(별도 설명이 필요 없이 한 눈에 알 수 있는) 반면 타수가 많아지고 자음 간 충돌이 발생함 |
| L G 전 자 |
나랏글 | 20 | 12개의 키를 활용해 단어 입력, 키 위치를 모두 기억하면 입력 속도가 빠르고 자음 간 충돌이 없는 반면 익힐 때까지 복잡함. |
| 팬 택 계 열 |
SKY2 | 14 | 12개의 키를 활용해 단어 입력, 키 위치를 모두 기억하면 입력 속도가 빠른 반면 익힐 때까지 복잡하고 자음 간 충돌이 발생함 |
| 서울대· 이화여대 교수 2명 (특허출원) |
하날― 나랏글 |
― | 초성 자음을 누르면 주변8개 키가 모음으로 변해 손을 떼지 않은 상태에서 한번의 드래그로 문자 완성. 직관적이고 입력 속도가 빠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