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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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관절건강지키기 캠페인] ②가을철 운동과 인대 손상

욕심내 운동하다 아차차차 내 무릎…
가을은 여름보다 습도가 낮고 자외선도 적어 운동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공원이나 운동장에서 걷거나 축구·농구·배드민턴 등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무리하면 인대 손상과 같은 부상을 위험이 크다. 전문의들은 인대 손상을 예방하려면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자기 체력의 3분의 2 정도만 사용하라고 당부한다. 운동하다가 인대가 손상된 경우 치료법과 수술법에 대해 살펴봤다.

◆십자인대 파열, 운동선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뉴스를 보면 종종 선수들의 십자인대 부상 소식을 접하게 된다. 실제로 교토상가 FC의 곽태휘, 넥센 히어로즈의 김영민 선수 등이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한 바가 있다. 이처럼 운동선수에게 인대 손상은 매우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대로 전방 십자인대와 후방 십자인대가 있다. 종아리뼈가 전후방으로 불필요하게 이동하게 되는 것을 막고, 과도한 회전을 제한하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운동선수들에게만 생기는 부상 정도로 여겼던 십자인대 파열이 최근에는 일반인에게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열풍으로 ‘웰빙=운동’이라는 공식이 보편화하면서 운동인구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힘찬병원에 따르면 관절질환으로 내원 또는 수술하는 30대 이하 환자 수는 매년 3∼5% 정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3년 전에 비해서는 12% 정도 늘어났다. 흔히 노인병으로 알려진 관절질환이 젊은 층에서도 적잖이 발생하는 것은 이 같은 운동인구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된다.

30대 이하 젊은 층에서 가장 흔하게 다치는 부위는 바로 무릎이다. 힘찬병원이 지난 한 해 동안 30대 이하 관절 수술 환자 56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젊은 층의 관절 손상 부위는 무릎이 324명(57%)으로 절반이 넘었다. 이 중 42%(136명)가 십자인대가 손상된 경우다.

◇강서힘찬병원 전문의들이 운동 중 십자인대가 파열된 환자에게 관절내시경 시술을 하고 있다.
◆힘줄 이용한 인대 재건술 효과적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퍽’ 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며 무릎이 어긋나고 밀리는 증상과 함께 붓고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자연치유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관절전문병원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치료로는 ‘힘줄(건)을 이용한 인대재건술’이 효과적이다. 힘줄을 이용한 인대재건술은 무릎 안쪽, 즉 허벅지 뒤편에 있는 힘줄인 슬괵건을 채취해서 이용하는 방법이다. 슬괵건은 허벅지와 종아리뼈를 이어주는 질긴 힘줄로 걷거나 무릎을 구부리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위이므로 떼어내도 활동에 불편함이 거의 없다. 수술 시에는 이 슬괵건의 힘줄을 두 겹씩 접어 총 4겹을 만들어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수술법보다 두 배 정도 더 튼튼하다. 수술부위가 작아 통증도 덜하며 성장판에 영향을 주지 않아 성장기 청소년도 수술이 가능하다.

힘찬병원이 지난 2년 동안 십자인대 손상 환자 102명에게 힘줄을 이용한 인대재건술을 시행해 약 95%에서 손상 전과 비슷한 정도의 운동력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서힘찬병원 김성민 원장은 “십자인대 손상을 예방하려면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이 중요하다”며 “십자인대가 손상됐는데도 수술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연골판 손상을 일으켜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기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