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주요 요인과 시설의 경호·경비를 위해 서울 주요 지역에 역대 최대 규모인 4만5000여 경찰력이 증원 배치돼 있다. 이 인원이 ‘먹고 자고 씻고 볼일 보는’ 자체가 ‘작은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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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20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주회의장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경찰이 장갑차를 동원해 삼엄한 경계태세를 펴고 있다. 연합뉴스 |
김기남 대표는 “사실상 오늘부터 행사가 시작되다보니 하루 세끼 도시락을 대느라 정신이 없다”며 “코엑스와 영동대교, 한강대교 남단, 압구정동 등 강남권 전역으로 실어나르고 있다”고 말했다.
J사는 지난 3일부터 강남·성동·중랑·강서경찰서 4곳과 계약해서 이들 경찰서가 관할하는 주요 숙영지에 하루 평균 1000여개 도시락을 배달해 왔다. 단가는 개당 4000∼7000원.
경찰 관계자는 “근무지 주변에 식당이 변변치 않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찰관을 위해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며 “20여개 업체가 동원됐다”고 전했다.
24시간 2교대 근무로 녹초가 된 경찰들이 씻고 휴식을 취하는 것도 고민거리다. 경찰은 코엑스 인근의 경우 초대형 사우나 한 곳을 통째 빌렸다. 강남서 맞은편에 위치한 R사우나 대표는 “하루 평균 800∼900명의 경찰이 사우나를 이용하고 있다”며 “처음엔 쿠폰을 받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일반인이 섞이면 서로 불편할 것 같아 경찰 단독으로 쓰도록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하루 250만원씩 계산해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이용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평소 매출에 비하면 60% 수준이지만, 추운 날씨에 경찰이 고생하는데 손익을 따지고 싶지 않다”고 웃었다. 사우나 직원은 “전·의경은 50∼60명씩 단체로 오고, 일부 경찰은 씻고 난 뒤 30분∼1시간 눈을 붙였다가 나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곳 외에도 경찰서별로 사우나 업체와 협약을 맺고 경력들의 휴식을 돕고 있다.
인원이 많다 보니 급한 볼일(?)을 처리하는 것도 난제다. G20종합상황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숙소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하고 경찰이 보유 중인 위생차(화장실용) 10대를 행사장 인근에 배치했다”며 “경찰서별로 주둔지 인근에 화장실을 추가 확보했다”고 말했다.
코엑스 외곽 경비를 맡고 있는 한 경찰서 경무과장은 “서장 숙소보다 화장실을 확보하는 게 더 힘들었다”고 밝혔다. 건물주들마다 전·의경들이 몰려들 것이란 생각에 고개를 흔들었던 것. 그는 “건물주를 찾아다니며 ‘자식 같은 아이들을 위해 1층만 개방해 달라’고 양해를 구하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이미 숙박시설을 마련하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른 상태다. 경찰은 서울 전역의 모텔급 이상 숙박시설 7만여개 중 1만여개를 예약했고, 양평 등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의 H, D콘도 등을 확보했다.
삼성동 H모텔 관계자는 “35개 객실 가운데 30개를 경찰이 쓰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밖에 회의장 인근 예식장도 상당수 확보해 숙소로 활용 중이며 한국전력공사 강당 등은 휴게실로 쓰고 있다.
한편 현장에서는 24시간 2교대 근무 수칙조차 잘 지켜지지 않는다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환영리셉션과 만찬장으로 확정된 국립중앙박물관 경비를 맡은 A경사는 “전날 근무를 마치고 오전 9시에 교대하는데 ‘FTX(실기동훈련)를 하니 오후 3시까지 다시 집합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며 “한번은 경호처에서 권하는 휴식시간조차 상부에서 반토막을 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