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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오판… 정부, 對中·對北 문제 대응 '총제적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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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이한 인식·정책 미숙 허점
우리 정부의 동북아 정세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정책 대응의 미숙함이 위키리크스의 미국 외교전문 공개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특히 한반도 안보와 직접 연결된 대중, 대북 인식의 허점이 노출되면서 어수룩한 판단에 따른 대응이 현재의 위기상황을 낳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공개된 문서들을 검토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을 너무 몰랐다

‘중국의 실체’에 무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우리 당국자들을 만나면 북한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면서도 뒤로는 북중미 3국 대화를 미국에 제안하는 등 사실상 ‘딴 주머니’를 차려고 한 사실이 드러났다. 천안함 사건 당시에도 한국 정부는 일부 중국 관리들의 말을 신뢰하며 중국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편들지 않을 것으로 오판했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외교부 2차관으로 재직할 때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를 만나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이 사라지고, 중국의 젊은 지도자들은 북한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천 수석은 남한 주도 통일을 일부 중국 관리들이 인정한다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 정부의 순진한 생각을 비웃듯이 지난해 4월 북중미 3자 대화를 미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6·25전쟁 정전협정 당사자인 3국 간 대화는 북한이 줄곧 요구한 사안이다. 중국의 ‘북한편들기’는 계속됐던 것이다.

기계공장 찾은 김정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함경남도 함흥시의 룡성기계연합기업소의 ‘분공장’(分工場·본공장과 별도로 건설한 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공개활동 보도는 조선중앙통신이 29일 후계자 김정은과 함께 국립교향악단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한 이후 하루 만이다.
조선중앙TV화면캡처·연합뉴스
◆북한은 기다리면 된다?

이번 위키리크스의 폭로로 한국 정부의 대북 정보수집 능력과 분석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 정세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 정권의 붕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 등을 예측하는 다소 무책임한 분석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월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김 위원장이 2015년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지난 2월 천 수석은 스티븐스 대사와의 오찬에서 “북한은 경제적인 붕괴가 진행 중이며, 김 위원장이 사망하면 2∼3년 내에 정치적으로 붕괴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이 어떤 인식의 토대에서 추진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어떻게 대응하나

정부는 지금까지 공개된 문서에 대한 1차 검토를 마친 뒤 국가안보에 결정적인 타격을 미칠 사안은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개된 내용 중 한반도와 중국, 북한 등과 관련된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앞으로 공개될 문건들이 어떤 내용을 포함하는지 사태 전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는 많은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는 차분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며 “한반도 관련 문건들을 확보해 보다 면밀하게 검토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우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