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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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치킨 너무 비싸" vs "폭리 아닌 적정선"

‘롯데 치킨’ 판매중단 이어 프랜차이즈에 불똥
롯데마트 ‘통큰치킨’(사진) 판매 중단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일주일 동안 5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푸짐한 치킨을 맛봤던 소비자들이 3배나 비싼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의문을 제기하며 원가 논란에 불을 붙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불매운동’에 이어 ‘치킨 가격 합리화’를 주장하며 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싼 치킨을 먹을 수 있는 소비자의 선택도 중요하지 않으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를 더욱 궁지로 몰고 있다.

◆대통령도 “치킨 값 비싸다고 생각”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업무보고 전에 일부 참석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큰치킨 논란과 관련해 “(치킨업계) 상권 보호도 있지만, 소비자가 싸게 먹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공정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프랜차이즈 치킨을) 2주에 한 번 시켜서 먹는데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 발언은 영세상인의 관점과 소비자의 관점을 모두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통령의 치킨 값 고가 발언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작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해 10월부터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 5개 업체를 대상으로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 중이다.

◆네티즌 “치킨가격 합리화 하라”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해 치킨 가격 합리화를 요구하는 네티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게시판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치킨 갤러리’에는 18일을 ‘혁명의 날’로 명명하고 “정부 정책을 기다리는 것보다 우리들의 ‘혁명’으로 대한민국의 치킨 값을 합리적으로 만들고 안정을 찾자”며 집회 소식을 알리는 글이 올라왔다. 집회 공지에 따르면 네티즌들은 퍼포먼스와 전단지 등을 이용해 서울 여의도 일대를 행진하며 현 치킨 가격의 부당함과 가격 인하를 요구할 예정이다.

앞서 13일부터 다음 아고라 이슈 청원란에서 진행되고 있는 ‘롯데마트 통큰치킨 판매중단 철회’ 서명운동엔 1만여명이 서명한 상태다. 서명운동은 20일까지 2만4600명 서명을 목표로 진행된다.
◆롯데마트 통큰치킨은 ‘역마진 미끼상품’

이처럼 치킨 값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치킨 판매업자 5만여명, 양계농가 관계자 10만여명 등으로 구성된 한국가금산업발전협회는 이례적으로 치킨 값 원가를 공개했다. 통큰치킨으로 치킨 전문점들이 그동안 지나치게 폭리를 취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협회는 서울 응암동의 한 치킨점에서 판매하는 소비자 판매가격 1만5000원선은 적정선이라고 강조했다. 하루 판매량 30마리를 기준으로 프라이드 치킨 1마리 원가는 생닭 4300원에 튀김가루 970원, 기름값 1000원, 박스와 무, 콜라 등 제공품 비용 1180원과 임차료·수도광열비·감가상각비 3268원, 배달비 및 인건비 2222원 등을 더하면 1만2940원이라는 게 협회 측 주장이다. 현재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합리적 가격대라는 것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