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뒤돌아보니 어디나 불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러나 출판계만큼 힘든 곳은 없다. 문자만 보는 아날로그적 환경에서 이미지로 넘쳐나는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이런 현상이 앞으로 젊은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히 우려도 된다. 문자로 된 텍스트를 생각하고 되새김질하는 것보다, 즉각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여과 없이 습득되는 문화 시스템이 충동적 요소가 강한 인간형을 만드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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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우 꿈의열쇠 대표 |
출판계 불황의 배경에는 국내 콘텐츠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출판사들은 흥행을 위해 손쉽게 번역서를 선택한다. 아무래도 외국에서 검증된 콘텐츠를 선택하는 것이 위험성이 작기 때문이다. 번역서가 30%를 넘게 차지하는 것이 국내 출판시장의 현실이다. 국내 신인 작가를 발굴하는 것은, 출판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듯이 모험이다. 하지만 가능성 있는 새 콘텐츠를 많이 생산해야 국내 출판계의 힘이 축적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저작권이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콘텐츠를 생산하고 축적하는 것은 우리의 지식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다. 그나마 자본이 안정적인 대형 출판사들은 기회의 카드가 여러 장 있다. 하지만 중소 규모의 출판사에겐 신인작가를 발굴해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국내 콘텐츠 생산과 축적이라는 국가적 문화산업을 지원하는 제도적인 시스템이 절실하다.
국내 콘텐츠의 부족 문제는 단지 출판계 문제만은 아니다. 콘텐츠는 국가의 지적 자산이다. 국내 출판계가 언제까지나 외국 출판물에 의지하는 형태로 고착화되면 우리의 지적 발전은 없을 것이다. 국내 콘텐츠를 많이 생산할수록 우수한 제품(책)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러면 우리 저작권도 외국에 다량 수출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양질의 콘텐츠가 영화, 게임 등에도 영향을 미쳐 긍정적인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조선우 꿈의열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