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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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찬바람에 어르신들 '시름시름'

노인질환 증상·예방법
요즘 같은 겨울철은 노인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노인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압·당뇨·관절염 등 여러 질병이 있는 경우 찬 기온에 오래 노출되면 이런 질병이 악화하고 합병증이 생겨 사망할 수도 있다. 겨울철 노인들이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뇌졸중·협심증·심근경색 등 뇌혈관·심장질환과 관절염, 골절, 감기나 독감(인플루엔자) 등의 호흡기 질환이 있다. 겨울철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 챙겨봐야 할 이들 질환의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관절 전문의가 한 노인의 무릎 관절염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겨울철에는 체조나 가벼운 달리기 등으로 굳어진 관절을 자주 풀어주는 것이 좋다.
◆뇌졸중과 심근경색

‘뇌졸중’은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의 원인에 의해 뇌혈관이 터져 생기는 ‘뇌출혈’과 혈전이 혈관을 막아 혈액 공급이 안 돼 발생하는 ‘뇌경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뇌졸중은 특히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등 기온 변화가 많은 때에 주로 발생하는데, 노인들은 혈관 수축과 이완 기능이 약해져 있어 갑작스런 추위에 노출되면 말초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올라가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심장근육에 혈액이 공급이 제대로 안 돼 발생하는 심근경색도 고혈압과 동맥경화가 주원인인데, 겨울철이 되면 뇌졸중과 같은 이유로 자주 발생한다. 뇌졸중과 심근경색은 여성에 비해 남성, 고혈압·당뇨 환자나 흡연자, 고지혈증·심방세동(심방 근육이 국부적으로 불규칙하고 잦은 수축 운동을 하는 병적인 상태) 등의 부정맥이 있는 경우에 자주 발생한다. 이런 증상이 있는 노인들은 평소 생활 속에서 혈압과 혈당을 잘 조절해야 뇌졸중 등의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관절염과 골절

겨울이 되면 추위 때문에 근육 및 관절 운동이 경직되고 혈관이 수축돼 관절염 증상이 악화된다. 낮은 기온뿐 아니라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운동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질환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겨울철에도 평소 운동량을 유지해야 한다. 바깥 날씨가 추울 때는 가급적 실내에서 운동을 하고, 야외 운동을 할 때는 하루 중 아침이나 저녁보다는 기온이 다소 올라가는 낮 시간에 몸을 잘 보온한 상태로 걷기 운동이나 가볍게 달리기,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골다공증과 관절염이 있는 노인들은 겨울철에 눈길이나 빙판에 넘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이 쉽게 올 수 있고, 일단 골절되면 젊은 사람에 비해 치료가 잘 되지 않고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호흡기 질환과 피부 건조증

날씨가 추워지고 기온차가 심하면 노인들은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다. 이 때문에 감기와 독감, 기관지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과 피부 건조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감기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너무 덥지 않게 하고 환기를 자주 시킨다. 또 가습기를 틀거나 젖은 수건 등을 걸어놓아 실내가 건조해지지 않게 해야 한다.

특히 감기나 독감이 유행할 때는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고 감기 증상이 심한 경우 병원에 가서 독감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독감 예방접종은 반드시 해야 한다.

피부 건조증도 심해지는데, 특히 아파트는 난방이 잘되는 반면 실내 습도는 낮아 피부 건조증에 걸리기 쉽다. 목욕을 자주 하면 비누가 피부 기름기를 없애 더욱 건조해진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수분 섭취를 많이 하고 목욕 횟수는 줄이며 비누도 가급적 적게 사용해야 한다. 보습 효과가 있는 오일이나 로션 등 피부 보호제를 바르고 가려움증이 심하다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도움말: 힘찬병원 이수찬 원장,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용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