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스톡데일은 베트남 전쟁 당시 공산정권의 포로가 되어 약 8년간의 혹독한 감옥 생활을 한 미국의 장군이다. 보통 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돌아온 스톡데일에게 짐 콜린스가 물었다.
“내가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침통한 느낌이 든다면, 실제로 그곳에 있었고 이야기의 끝도 알지 못하던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그 상황을 견뎌냈는지요?”
이에 대하여 스톡데일은 “나는 이야기의 끝에 대한 믿음을 잃은 적이 없었어요. 나는 거기서 풀려날 거라는 희망을 추호도 의심한 적이 없거니와, 한 걸음 더 나아가 결국에는 성공하여 그 경험을, 돌이켜 보아도 바꾸지 않을 내 생애의 전기로 전환시키고 말겠노라고 굳게 다짐하곤 했습니다.”
이 이야기만을 들으면 희망에 대한 믿음이야말로 어떤 절망 속에서도 우리를 지켜주는 한줄기 빛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짐 콜린스는 다시 묻는다. “견뎌 내지 못한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스톡데일은 “아, 그건 간단하지요. 낙과주의자들입니다.”
“낙관주의자요? 이해가 안 가는데요.”
스톡데일이 앞에서 말한 희망에 대한 믿음과 지금 말한 낙관주의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낙관주의자들입니다. 그러니까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나갈 거야’하고 말하던 사람들 말입니다. 그러다가 크리스마스가 오고 크리스마스가 갑니다. 그러면 그들은 ‘부활절까지는 나갈 거야’하고 말합니다. 그리고 부활적이 오고 다시 부활적이 가지요. 다음에는 추수감사절, 그리고는 다시 크리스마스를 고대합니다. 그러다가 상심해서 죽지요.”
“이건 매우 중요한 교훈입니다. 결국에는 성공할 거라는 믿음. 결단코 실패할 리는 없다는 믿음과 그게 무엇이든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규율을 결코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쉽게 얘기하면 희망은 굳건히 갖되, 언제 석방이 될지는 모른다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감방 안에서 팔굽혀펴기를 한다거나 쪼그려뛰기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를 구제해줄 전지전능 전가보도의 한 가지 신념은 없다. 마찬가지로 한가지 굳건한 철학이 조직의 성공요인이라고 믿고 있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도 잘돼왔다면 단지 운이 좋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기업 분석의 대모라 불리는 모스 캔터 하버드 교수는 350여 개의 선도기업 경영자와 인터뷰를 한 뒤 ‘이들 기업은 보다 큰 가치, 가슴 뭉클한 비전을 공유하며 글로벌화와 로컬화등 상반되는 목표를 절묘하게 조화했다’라는 것을 발견했다. 기업의 성장모델이 글로벌화냐 로컬화냐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이는 한 수 아래의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야마다 도요코는 <메이드인 브랜드>에서 명품 경영에 대한 정의를 “브랜드의 전통이라는 ‘영원성’과 유행이라는 ‘순간의 빛’ 사이를 오가는 외줄타기”라고 했다. ‘영원성’이냐 ‘순간의 빛’이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면 역시 하위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수준인 것이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은 그의 공연 자세에 대하여 “어느 공연이든지 약간의 떨림은 있어야 해요. 떨림이 없으면 그것도 공연에 안 좋아요. 그러나 너무 떨면 실수가 많고 너무 편안하게도 할 수 없고 그것을 잘 조절해야 해요.”라고 말한다. ‘절대 떨지 말아야 돼’ 아니면 ‘떨리는 것은 당연해’ 중에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경지가 아닌 것이다.
<관심의 경제학>을 쓴 토머스 데이븐포트 교수는 “훌륭한 의사결정이란 ‘과학과 인문학의 조화’ ‘분석과 직관의 조화’에서 탄생한다”라고 했다.
세상의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또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판단을 할 때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믿고 있기도 하다. 최고의 경지란 거의가 ‘모순된 상황을 지혜롭게 매니지 해야 하는 경우’다. 그것이 곧 실력이요 내공이며 업력이고 지평의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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