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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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아덴만 여명’ 작전… 피랍 선원 전원 구했다

청해부대, 4시간 58분 만에 21명 구출 … 소말리아 해적 8명 사살·5명 생포
삼호해운 소속 화학물질 운반선인 ‘삼호주얼리호’(1만1000t급)와 선원들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지 6일 만인 21일 우리 해군 청해부대의 군사작전으로 전원 구출됐다. 청해부대는 2009년 8월 바하마 국적 선박인 노토스스캔호에 접근하던 해적선에 진입한 전례가 있지만 피랍된 선박에 직접 들어가 해적을 소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선원뿐 아니라 우리 군 장병들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아 성공한 작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담화를 통해 “어제(20일) 오후 5시12분 인질구출 작전을 국방부 장관에게 명령했다”며 “우리 군은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완벽하게 작전을 수행했다”고 치하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작전을 위해 협력해 준 우방국에도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청해부대 구축함인 최영함(4500t급)은 이날 오전 9시58분(이하 한국시간) 고속단정 3척을 이용해 특수전요원(UDT)들을 피랍된 삼호주얼리호에 투입, 오후 2시56분까지 4시간58분 동안 작전을 펼쳐 해적을 제압하고 선박을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졌고, 한국인 8명과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등 선원 21명은 전원 구출됐으나 삼호주얼리호 선장 석해균(58)씨가 복부에 총상을 입고 인근 국가 병원으로 후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선원들은 모두 건강한 상태라고 합참은 전했다.
◇“꼼짝마라” 청해부대가 21일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에 성공한 가운데 배를 장악한 특수전요원(UDT)들이 생포한 해적들을 감시하며 배 안을 수색하고 있다.
해군 제공
선박을 납치한 해적 13명 가운데 8명은 사살되고 5명이 생포됐다. 합참은 생포한 해적들은 최영함으로 옮겨졌으며, 오만으로 이송한 뒤 처리 방안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군은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을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명명하고 아덴만 해역의 여명(현지시간)에 맞춰 전격적으로 단행했다”면서 “작전은 최영함의 위협 함포사격과 링스헬기의 엄호사격하에 UDT 작전팀이 은밀히 승선하면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UDT 작전팀은 선교와 기관실, 50여개의 격실을 차례로 장악해 AK소총과 기관총, RPG-7으로 무장한 해적 13명 전원을 제압하고 피랍 선원의 안전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청해부대는 지난 18일 오후 8시쯤 몽골 선박을 추가 납치하기 위해 삼호주얼리호에서 하선하던 해적의 소형보트에 총격을 가하고 선박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UDT 작전팀 소령 1명과 상사 1명, 하사 1명 등 3명이 해적의 총격으로 부상해 오만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한편 해적에게서 풀려난 삼호주얼리호는 최영함의 호위 속에 오만의 살랄라항으로 이동 중이다.

박병진·원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