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덴만의 영웅으로 떠오른 삼호해운 소속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부산 금정구 장전동) 선장의 부인 최진희(59)씨가 구출작전 성공 이후 23일 세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런 심경을 밝혔다.
◇23일 오후 부산 금정구 장전1동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의 주상복합건물에서 석 선장 부인 최희진씨가 남편의 빠른 쾌유를 기도하고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
최씨는 “지난 15일 피랍했다는 연락을 받고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전원 구출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너무 기뻤다”며 “정부와 성원해 준 국민, 목숨을 건 작전에 투입된 해군장병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최씨는 지난 15일 삼호해운의 직원으로부터 “놀라지 말라. 배가 해적에게 납치됐다”는 전화를 받자마자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던 악몽 같은 기억을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그는 “엿새 동안 살아 있어도 사는 게 아니었다”며 “눈을 감으면 배 위에 올라탄 해적들이 총부리를 남편 머리에 겨누는 장면이 그려져 견딜 수 없었고, 어떻게 해줄 방법이 없으니까 더 괴로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남편이 한때 사경을 헤매다 현재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고 하지만 직접 보기 전에는 안심이 안 된다”며 “큰아들(35·회사원)과 함께 출국해 옆에서 보살펴주면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출국을 희망했다.
그는 “남편이 선박을 지그재그식으로 운행하는 등 지혜를 발휘해 이번 작전에 도움을 줬다는 내용을 언론에서 접했을 때 해적들의 감시를 뚫기 위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너무 자랑스러웠다”고 귀띔했다.
그는 “남편은 선박에 없는 나물 등 토속적인 음식을 좋아했고, 특히 된장찌개를 즐겼다”며 “남편이 돌아오면 들깨가루와 조개를 많이 넣은 구수한 된장찌개와 도라지·더덕무침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석 선장과 최씨는 2남1녀를 두고 있다. 한편 삼호주얼리호 피랍사건 이후 최씨가 전혀 내색을 하지 않는 바람에 이웃들도 구출 직전까지 피랍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전상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