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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이석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
‘행복은 돈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느냐는 한 설문에 어느 나라에서나 과반수가 행복은 돈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이 돈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에서는 이를 한국인의 물질적 집착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그렇게 볼 필요는 없다. 달리 해석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수단의 증대가 행복에 매우 중요하다고 올바로 생각하고 있다. 전쟁을 겪었기에 생존해야겠다는 강렬한 욕구가 행복의 필수요소로 돈을 언급하고 있을 뿐 돈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것임에도 ‘국민행복’ 등을 언급하는 사람들은 ‘국민행복지수’를 내세우며 계층 간, 국가 간 ‘행복’을 비교하곤 한다. 이것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대체로 국민소득에다가 이런저런 항목을 보태고 뺄 것이고, 또 각 항목에다 특정한 가중치를 줘 국민행복지수를 계산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절차를 정당화할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 여러 국민행복지수 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
미국 경제학자인 루트비히 폰 미제스는 경제학을 인간행동학(praxeology)의 중요한 한 분야로 간주했으나 경제학뿐만 아니라 역사, 심리학, 사회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 대해 많이 알 것을 주문했다. 경제학 이외에 여러 분야의 연구 성과들을 엄밀하게 통합한 후 행복에 대해 말해도 늦지 않다. 행복은 GDP 순이 아니지만 국민행복지수 순서도 아니다. 행복에 대한 관심은 정말 필요할지 모르지만, 행복을 기계론적으로 다루는 것은 정치적 갈등을 불러올 수 있고, 어쩌면 사람들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김이석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