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봇물 터진 물가 상승세
사방에서 물가 오름세에 봇물이 터진 형국이다. 7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1월 공공서비스료는 전월 대비로 4년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개월 만에 4%대(전년 동월비 4.1%)를 기록했다. 구제역과 이상기온으로 신선식품은 30.2% 급등했다. 국제시장에서는 쌀, 설탕, 구리, 원유 등의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안팎으로 우리 경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10%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5%포인트 더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월 32개 공공서비스요금은 전월보다 0.9% 상승, 정부의 물가안정 의지를 무색하게 했다. 이는 월별 전월 대비 상승률로 2006년 9월(1.3%) 이후 4년4개월 만에, 1월 기준으로 2006년(1.2%) 이후 각각 가장 높은 것이다.
1월 상승률이 높았던 것은 도시가스요금의 영향이 컸다. 한국가스공사가 1월부터 도시가스 용도별 도매요금을 ㎥당 34.88원씩 인상하면서 전국적으로 4.7% 올랐다. 의료수가가 1.6% 인상되면서 의료서비스 요금도 올랐는데 외래진료비(1.6%), 입원진료비(0.8%), 치과진료비(1.7%), 한방진료비(4.6%) 등의 상승폭이 컸다. 상수도요금은 서울(1.9%), 인천(1.4%), 경기(1.6%), 강원(3.7%) 등에서 올라 전국 평균 0.9% 상승했다.
◆정부는 온통 물가 생각뿐
정부 당국자는 “한파, 구제역, 국제유가 상승 등의 충격이 예상보다 크다”면서 “올해 물가상승률은 정부 목표치인 3%보다 조금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식적인 3% 물가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비공식적인 어려움의 실토’인 셈이다.
일단 정부는 물가상승세에 제동을 걸 만한 모든 대책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적극 피력하고 있다. 취임 2주년(10일)을 맞는 윤증현 재정부 장관도 입버릇처럼 “올해 가장 큰 과제는 5%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물가를 3% 이내로 잡는 것”이라며 “새해 들어 물가가 다소 들썩이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초장부터 확실히 잡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관련 회의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9일에는 윤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물가안정대책 추진실적을 점검하고, 10일에는 정부와 한나라당이 물가 상승 및 전셋값 폭등 대책 마련을 위해 당정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당정회의에는 재정부·국토해양부 장관,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관계부처 장관과 해당 국회 상임위 위원장 및 간사 등이 참석한다. 이어 11일에는 임종룡 재정부 1차관과 주요 부처 물가책임관이 머리를 맞대고 물가대책을 숙의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 목표치인 3%를 넘길 것으로 우려되며, 정부도 물가를 안정시킬 만한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혁 기자 next@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