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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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시위대 "무바라크 퇴진 위해 쿠데타도 용인"

입력 : 2011-02-11 14:36:43
수정 : 2011-02-11 14:3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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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 군부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다. 오는 9월까지 권좌에 있겠다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분노한 시위대와 미국은 이집트 군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무장병력 동원 같은 군사 쿠데타 주문까지 나온다. 하지만 군부 정권 등장에 대한 경계감도 팽배하다.

 차기 이집트 대통령감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군의 즉각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미 CNN과 인터뷰에서 “이집트 민심이 곧 폭발할 것”이라며 “군은 이번 사태에 즉각 개입해 이집트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대 대변인인 무함마드 무스타파 역시 “우리는 무바라크 연설에 대한 군부의 강력한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무바라크 퇴진을 위한 이집트 군의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무바라크 대통령의 연설 직후 무함마드 후세인 탄타위 이집트 국방장관과 (시위 발발 이후 다섯 번째) 전화통화를 갖고 이집트 사태를 논의했다고 AFP통신이 11일 전했다. 탄타위 국방장관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아흐메드 사피크 총리, 사미 아난 군 참모총장과 더불어 이집트 군부를 좌지우지하는 핵심 인물이라고 미 시사주간 타임은 평가했다.

 이집트 군부에 대한 국민의 호의와 신뢰는 전통적인 존경심과 함께 반정부 시위 대응과정에서 확인된 군의 중립적 태도에 기인한다. 군은 무바라크 연설 수시간전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뒤 발표한 성명 ‘코뮤니케1’을 통해 “시민의 정당한 요구를 지지한다”면서 “국익과 시민의 열망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미 아난 군 참모총장은 이날 카이로 타흐히르 광장을 찾아 “오늘 시민의 모든 요구가 총족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성명은 곧이어 나온 무바라크의 연설로 어느 정도 빛이 바랬지만 시위 정국에서 군의 위상을 증명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심지어 무바라크 대통령이 긴급 연설에 나선 배경에는 군부가 자신과 술레이만 부통령을 배제한 채 전군지휘관회의를 가진 게 반무바라크 노선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군이 무바라크 퇴진을 넘어 정권까지 장악하려 한다면 이집트 국민은 또다시 군정 타도를 위해 거리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군부가 아닌 민간인을”이라는 구호를 연호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