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부분의 카리브 도서국가가 주요 수입원으로 의존하는 관광산업의 매출이 급감했고, 2004년과 2005년 그레나다, 2010년 세인트루시아 및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등 매년 허리케인이나 열대성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 이들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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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용규 주트리니다드토바고 대사 |
한편 남미에서 불법으로 유입되는 마약 및 총기류의 증가로 트리니다드토바고에 이어 세인트루시아까지 치안상황이 악화돼 카리브 특유의 자유로움도 점차 훼손되고 있다.
이와 같이 반복적인 자연재해, 불가피한 인플레의 급증,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치안문제 등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소규모 카리브 도서국가들이 선택해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국가발전 정책은 매우 제한적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카리브지역 도서국가들은 자국의 경제사회 발전을 주로 외국 정부의 개발지원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지원이 없이는 이들 카리브 도서국가의 경제사회 발전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카리브 도서국가의 경제사회 개발을 위해 꾸준히 기여하고 있다. 필자는 주트리니다드토바고 대사관의 공관장으로서 트리니다드토바고, 그레나다, 바베이도스,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세인트루시아를 담당하며 작년 한 해 동안 겸임국의 소규모 인원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연수초청 프로그램에 참여케 하고, ‘재외공관 소규모 무상원조 사업’ 실시를 통해 이들 국가에 총 66대의 노트북 컴퓨터를 지원하는 등 기술협력 사업 및 물자지원을 통한 인적자원 개발 및 교육역량 환경 개선에 기여했다.
뿐만 아니라 작년 10월 말 허리케인 토마스로 극심한 피해를 본 세인트루시아 정부의 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5만달러 상당의 약제 및 위생용품 등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다.
개발지원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접한 정부 관계자 및 국민은 한국이라는 먼 나라에서 자신들을 초청하고 지원해 준 점에 대해 매우 고마워하고, 한편으로는 신기해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한국교민 수도 매우 적어 트리니다드토바고에 50여명, 바베이도스에 1명, 세인트루시아에 5명이 거주하는 등 한국사람을 접하기도 어려울뿐더러 한국에 관해서도 별로 많은 것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인 듯하다.
그래도 이들 국가의 국민은 대부분 한국이라는 나라를 종전 이후 짧은 기간 내에 선진국으로 올라선 국가로서 여러 분야에서 본받을 점이 많은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인식한다. 특히 단기간에 원조수혜국에서 원조공여국으로 전환한 점에 대해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카리브 도서국가는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양국 간 교역관계도 그리 많지 않으나 그간 2012년 여수박람회 유치, 2010년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이사국 선출 등 국제무대 선거에서 지속적으로 우리나라를 지원한 우리의 소중한 이웃국가이다.
소득지표상으로는 1인당 국민소득(GDP)이 1만∼1만8000달러인 고중소득국(UMIC)으로서 우리 정부의 개발원조 협력대상국가로 분류되지 못해 지원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취약 분야에 대한 연수생 초청 및 전문가 파견 등을 통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꾸준한 개발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그리하여 우리의 개발지원이 카리브 도서국가의 경제사회 개발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양국 관계가 지리적 요인을 뛰어넘어 더욱 가까워질 뿐 아니라, ‘카리브해’ 하면 떠오르는 낭만과 정취를 주민의 일상을 통해서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권용규 주트리니다드토바고 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