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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이슈why] '슈스케'부터 '위탄'까지…'아류작'이 통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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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오디션'이란 타이틀을 건 오디션 프로그램이 연달아 히트를 치고있다. 지난해 엠넷 '슈퍼스타K2(이하 슈스케)' 성공 이후 오디션 열풍은 케이블에서 지상파로 번졌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유사한 포맷을 반복할 수밖에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인기와 화제성을 얻고있다.

'슈스케' 이후 가장 먼저 오디션 제작에 뛰어든 MBC는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이하 위탄)'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있다. '위탄'은  심사위원이 멘토가 되어 직접 멘토링하는 멘토스쿨로 '슈스케'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최근 '위탄'은 지난 4일 방송에서 시청률 18.5%(AGB닐슨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무엇보다 감동코드가 주효했다. 이날 방송은 일명 '공포의 외인구단'이라고 불리는 김태원의 멘티 이태권, 백청강, 양정모, 손진영의 멘토스쿨이 전파를 탔다. 부활 콘서트에서 백청강, 이태권의 합격의 기쁨을 누렸고, 손진영과 양정모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탈락자, 합격자 모두 뜨거운 눈물을 흘려 시청자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서바이벌 과정에서 나날이 발전되는 기량을 선보이는 출연자들과 멘토 각각의 매력이 묻어나는 심사 스타일은 '슈스케'와는 다른 색깔을 내뿜고 있다. 멘토 김태원은 따뜻한 카리스마로 기존 냉철한 심사평에서 결여됐던 감동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잠재 능력이 있지만 외부 요인으로  다른 멘토들이 꺼리는 출연자를 선발한 점이나 진심어린 조언으로 멘티들을 품는 김태원의 모습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위탄'이 처음부터 성공가도를 달렸던 것은 아니다. 방송 초반 부진을 딛고 빠르게 자리를 잡기까지 시행착오와 우려의 시선이 존재했다. 애초 '위탄'이 서바이벌에 기반을 둔 오디션 프로그램인 만큼 '슈스케'를 답습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위탄'은 여러모로 '슈스케'와 닮아있다. 우선 커다란 이름표를 가슴에 부착한 채 심사위원 앞에서 평가를 받는 외양부터 흡사하다. 심사위원 중에는 날카로운 독설가, 정확한 진단으로 신뢰를 주는 전문가가 꼭 있다. '슈스케'에서 각각 이승철, 윤종신이 했던 역할을 '위탄'에서는 작곡가 방시혁, 이은미가 담당하는 듯하다.

출연자가 뿜어내는 화제성 면에서도 비슷하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겪었거나 뛰어난 가창력, 화려한 이력으로 조명받는 출연자가 있는가 하면 시청자로부터 시샘어린 시선을 받는 출연자 또한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같다. '슈스케'에서 훈남으로 주목받았던 존박의 대항마를 '위탄'에서 찾자면 '아메리칸아이돌' 톱 24인 출신 폴김, 재미교포 2세 데이비드 오가 있다. 외모보다 가창력이 부각되는 출연자로는 '슈스케'의 허각과 '위탄'의 이태권을 비교선상에 올릴 수 있다. 

드라마틱한 반전도 빼놓을 수 없는 공통점이다. '슈퍼스타'와 '위탄'은 짜기라도 한 듯 비슷한 반전상황을 연출했다. '위탄'에서 오디션 과정에서 화제를 모으다가 중도 탈락했지만 패자부활을 통한 추가합격 여지를 남겨둔 것도 '슈스케'에서 익히 봐왔던 설정이다. 

두 프로그램이 감동코드를 중시한다는 점 역시 비슷하다. 어려운 어린 시절을 거친 출연자들이 꿈을 잃지 않고 희망을 노래하는 과정을 중간 삽입, 출연자에 대한 감정이입을 이끄는 것 또한 같다.
방송 초반 '슈스케'가 상금 2억원을 내걸고 전국 6도와 미국 LA 지역예선을 치렀다면 '위탄'은 3억원으로 상금을 올리고 세계 5개지역에서 오디션을 확대하는 등 스케일을 키웠을 뿐 두 프로그램에서 차이점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사실 '슈스케'를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아이돌'이 있다. '위탄'과 마찬가지도 '슈스케' 역시 '아류'라는 시선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슈퍼스타'의 우승자가 되기 위한 치열한 서바이벌 과정과 냉혹한 평가 등은 사실 '아메리칸아이돌'에서 모두 보여줬던 것들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들 오디션 프로그램이 원조를 모방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관심을 보이고, 빠져들고 있다. '슈스케'를 노골적으로 베꼈다는 비난에서 출발한 '위탄'도 최종무대에 서게 될 톱10 선정이 진행될수록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한 패션디자이너 서바이벌 프로그램 진행 멘트를 인용하자면 진부한 아이템은 시청자의 외면을 받게 마련이다. 하나 오디션 프로그램에선 이같은 공식은 예외인 듯하다.

'위탄'이 누구나 인정하듯 '슈스케'의 아류작임에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기존 프로와 중복되는 아이템에 따른 진부함을 오디션 자체가 지닌 매력이 상쇄하기 때문이다. 시청자 입장에서 누가 탈락하고, 누가 다음 단계에 오를지 궁금해하는 심리가 지속적인 시청욕구를 자극한다. 출중한 실력을 가진 출연자들의 노래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거니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경쟁과정이 긴장감을 주기도 한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거액의 상금을 부담하더라도 시청률 대박으로 거둬들 수 있는 수익성에 비하면 제작비용은 여타 예능프로그램의 그것에 비해 낮은 편이다. 

'위탄'의 성공에 힘입어 방송3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제작 편수를 늘리고 있다. MBC는 '위탄' 뿐 아니라 '일밤'의 신설코너 '나는 가수다'와 '신입사원'을 서바이벌 오디션 형식으로 꾸몄다. SBS는 연기자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을 6월 말 방송한다. KBS도 개그, 뮤지컬, 클래식 등 다양한 분야의 끼 있는 사람을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에 오디션 열풍을 몰고 온 엠넷 역시 '슈퍼스타K3'의 시작을 알렸다. 시즌3까지 이어오는 동안 '슈퍼스타K'는 가수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의 브랜드화를 구축했다. 이번에도 '슈퍼스타K'의 브랜드 파워가 통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슈퍼스타K3'의 성패 여부에 따라 오디션 열풍이 지속될지, 기세가 한 풀 꺾일지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건은 차별화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케이블, 지상파 막론하고 우후죽순 신설되고 있는 요즘, 시청자들은 난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가운데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될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적당한 스릴과 호기심이 언제까지고 시청동기로 통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기에 '차별화'가 성공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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