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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눈앞의 성적’보다 ‘인성’ 길러줄수록 공부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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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 보고서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둔 주부 A(42)씨. 지금껏 아들에게 사교육을 거의 시키지 않았다. 대신 인성과 독서를 강조했다. 학원이나 과외를 일부러 외면한 건 아니다. 몇 차례 아들에게 권해봤으나 아들은 속박받기를 무척 싫어했다. 혼자 하겠다는 공부를 억지로 시킬 순 없었다. 아들은 초등학교에서는 상위권 성적이었다. 그러나 A씨는 불안하기만 하다. ‘수학만큼은 입학 전에 중3 것까지 훑어야 한다는데….’ ‘선행학습으로 무장한 친구들과 경쟁에서 마음의 상처나 받지 않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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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 강조할수록 공부 잘한다

6일 한국개발연구원 김희삼 연구위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A씨의 아들은 공부를 잘할 가능성이 있다. 2007∼0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시험과 여러 변수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중3은 부모가 ‘성적’보다 ‘올바른 성품’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지닌 경우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전 과목 성적이 한결같이 높게 나왔다.

반면에 부모가 ‘교우 간 우애’ 또는 ‘특기나 소질 계발’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지녔다고 한 중3학년생은 부모가 ‘성적’을 중시한다는 학생보다 성적이 낮았다.

또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길수록, 부모와 대화가 활발할수록, 독서량이 많을수록 모든 과목 성적이 한결같이 높았다. 그러나 학교에 남아 자율·보충수업을 받은 시간이 길수록 영어와 수학 성적이 다소 낮은 경향을 보였다. TV나 비디오 시청을 하는 시간, 친구를 만나는 시간이 길수록 성적은 높지 않았다.

이런 경향은 초등 6학년과 고1 성적에서도 대부분 그대로 나타났다. 다만 초등 6학년의 경우 TV나 비디오 시청시간이 길수록 성적이 좋았는데, 이는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 공부한 사례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고1에서는 독서량이 많다고 해서 수학 성적이 높아지지는 않았다. 고교 수학은 독서보다 문제풀이가 중요하다는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학부모 학력은 대학원을 졸업한 아버지와 대졸 학력의 어머니를 둔 경우 성적이 가장 높았다. 성별로는 초등 6학년과 중3, 고1에서 여학생의 국어·영어 성적이 남학생보다 우위를 보였다. 남학생은 초등 6학년 때 수학·과학에서 여학생에 비해 우위를 보였을 뿐 중3, 고1까지 이어나가지 못했다.

◆사교육을 하려면 꼭 필요한 부분에

물론 사교육 시간이 길수록 초·중·고교 모든 과목의 성적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하지만 학교급에 따라, 과목에 따라, 학생 성적수준에 따라 사교육 효과는 모두 달랐다. 따라서 학생에게 사교육을 시키려면 다른 학생을 무조건 따라할 게 아니라 자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뒤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1 영어 점수와 사교육 시간을 따져봤더니 점수 증가 폭은 상위권으로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었다. 하위권 학생에게는 영어 사교육 효과가 별로 크지 않다는 뜻이다. 고1 수학에서는 최상위권(상위 10%)보다 상위권(상위 25%)에서 성적 상승효과가 다소 컸으나 최상위와 격차를 만회할 수준에는 미치지 않았다.

중3 때에도 사교육 시간 증가에 따른 영어 성적 상승효과는 상위권으로 갈수록 컸다. 중3 영어는 이미 중하위권 학생에게는 너무 어려워진 탓에 기초가 부실한 상태에서 사교육을 시키더라도 효과가 크지 않다는 뜻이다. 중3 수학 사교육 효과도 고1 수학과 같은 경향을 보였다.

초등 6학년에서는 최하위권(하위 10%) 학생의 경우 영어 사교육을 하루평균 1시간 미만 할 때에는 효과가 미미했다.

최하위권은 하루 사교육 시간이 2시간 이상일 때에야 1점 안팎의 점수 상승 효과가 있었다. 하위권(하위 25%)과 중위권(50%) 학생은 하루 평균 1시간 이상, 상위권은 3시간 이상 사교육을 받아야 효과가 나타났다. 최상위권은 사교육 시간이 3시간 이상을 넘어가면 성적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초등 6학년 수학에선 최하위권 학생이 1일 3시간 이상 사교육을 받은 경우 1점 가까운 점수가 올랐다. 중위권 이하보다 상위권에서 사교육 시간 상승에 따른 수학 점수 향상 폭이 작았다.

박희준·김채연 기자 july1s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