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치솟는 물가에 결국 기준금리를 3.0%로 상향 조정하면서 ‘뒷북 대응’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은의 금리 인상이 매번 물가 상승세의 꽁무니를 쫓아가는 탓에 물가를 잡기는커녕 경기에 부담만 지운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작년 4월 취임한 후 이날까지 총 4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다. 최근 3차례 상향 조정한 시점은 작년 11월과 지난 1월, 3월인데 모두 물가가 급등하거나 기준금리를 올려도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작년 11월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전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로 치솟은 후에 이뤄졌고, 지난 1월에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렸지만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4.1%와 4.5%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폭도 한결같이 0.25%포인트로, 김 총재 취임 당시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2.0%까지 내려갔던 점을 감안할 때 “뒷북 대응은 물론 찔끔 인상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기준금리가 3%대에 진입한 것은 2008년 12월 이후 2년3개월 만으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월처럼 4%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을 감안하면 그간의 인상폭과 시기는 부적절하다는 평가다.
금융시장은 이미 지난 9일 현재 은행 대출금리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가 1월12일 2.80%에서 3.30%로 0.50%포인트나 급등했는데 이런 상승폭은 기준금리를 두 차례나 인상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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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시작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이종덕 기자 |
하지만 김 총재는 고물가에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 ‘실기’ 논란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그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지금 현재 실기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큰 설득력이 없다. 먼 훗날, 전반적인 대내외적 경제 환경을 분석해 판단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물가 관리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려면 급진적인 방법보다는 25bp(0.25%포인트)나마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단기간, 매우 강한 조치보다는 의연하지만 꾸준히 나아가는 정책이 시장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면서 효과를 보는 데 바람직하다”며 “현재로선 이 수준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hog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