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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의 한방 돋보기] 채소·과일 통째 먹으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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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부분 버리지 말고 뿌리부터 껍질까지
봄이 찾아오니 식탁에 냉이가 올라왔다. 구수한 냉이 된장국과 상큼하고 쌉싸래한 냉이무침이 식욕을 돋워 준다. 냉이 뿌리가 손질되지 않고 함께 달려 있는 게 눈에 띈다. 사과를 껍질째 먹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혹시 모를 잔류 농약 때문인데, 안타깝게도 붉은 사과껍질에는 항산화효과가 아주 큰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많다. 도라지나 더덕도 껍질에 사포닌 성분이 많아서 제거하기보다는 잘 씻어서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

이것이 바로 채소나 과일의 특정부위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뿌리부터 줄기, 잎, 껍질 등 자연 그대로의 전체를 먹는 ‘마크로비오틱 식사법’이다. ‘Macro(크다, 위대하다)’와 ‘Biotic(생명)’의 합성어로 건강한 삶을 위한 조화로운 생활 방식 중의 하나로 ‘전체식’이라고도 한다.

‘마크로비오틱’을 실천하면 채소를 많이 먹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배변이 쉬워진다. 그렇다고 단순히 채식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고기를 먹되 많이 먹지는 않을 뿐이며, 꾸준히 생활화하면 몸의 자연 치유력이 회복된다. 마크로비오틱 방식대로라면 붉은 주황빛의 얇은 양파껍질도 버려서는 안 된다. 항암효과가 크고 혈관을 튼튼히 하는 바이오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많아 피멍을 들지 않게 한다. 바이오플라보노이드는 귤 과육에 붙어있는 하얀 속껍질에도 풍부하다.

이것은 한의학의 양생법과도 일맥상통한다. ‘양생(養生)’이란 생명력을 기르는 방법으로 음양의 조화를 중시하는데, 마크로비오틱 역시 우리가 먹는 음식 또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용을 띠어야 한다는 것이다. 식재료를 균형 잡힌 하나의 에너지로 보기 때문에 껍질을 벗기거나 뿌리를 떼어내게 되면 음양의 균형이 깨져 에너지의 편차가 발생하게 된다. 한의학에는 ‘동기상구(同氣相求)’라는 말이 있다. 기운이 비슷한 것들이 서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식물의 꽃봉오리는 사람에게 머리 쪽으로, 껍질은 피부에, 줄기는 몸통에 작용하고 뿌리는 전반적인 것을 아우르는 식이다.

이에 따라 식물의 특정 부위만을 사용하는 한약재는 환자의 음양 기운을 살펴 이를 조절하는 것인 반면, 건강인의 경우라면 전체식을 하지 않으면 편향된 기운을 섭취하기 때문에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편식을 하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전체식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 식재료를 해당 부위마다 골고루 먹는 훈련이 되면 다양한 반찬을 골고루 먹는 훈련이 된다. 정제되지 않은 ‘거친 음식’을 통해 위장을 더욱 건강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면역력도 높여줄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다듬고 가공된 것보다는 온전한 식재료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