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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DTI 규제 고민은 정치 말고 경제 논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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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나라당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연장 여부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정부는 급증하는 가계빚이 더 이상 늘지 않게 DTI 규제를 부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물가불안을 부추기는 과잉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마당에 대출을 완화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부동산 침체를 이유로 DTI 규제 완화를 연장해야 한다고 맞선다. 주택경기를 살리고 전세난을 해소하려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DTI 규제는 그간 부동산투기를 잡는 데 일등 공신을 해왔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되자 정부는 지난해 8월 DTI 규제를 풀었다. 분양시장과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서울 강남 3구를 제외하고 DTI 규제를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폐지한 것이다. 당시에도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물론 아파트 거래 건수가 늘고 소형아파트 시세가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하는 등의 약효는 봤다. 하지만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국민경제에 큰 짐을 안겨준 것도 부인할 수 없다.

8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뇌관이다. 지난해 가계빚은 61조원 늘었다. 4분기 순증액만 25조원이다. DTI 규제 완화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가계대출을 늘려 주택시장을 살리겠다는 정책이 가계부담만 늘린 꼴이 된 셈이다. 이제 가계는 이자폭탄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DTI 규제 완화론이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다.

일본 대지진과 원전사태, 리비아 사태로 우리 경제는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제원자재와 원유 가격은 통화당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나라당은 규제 완화 타령만 늘어놓으니 답답하다. 경제정책이 정치논리에 휘둘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전세난 등 서민 주거안정이 문제라면 실수요자에게 도움되는 대책을 마련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