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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탈세 퇴치 없이는 공정사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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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공정과세 실천방안을 내놓았다. 변칙 상속·증여자, 역외탈세자, 고액체납자를 색출해 불공정한 부의 대물림을 차단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공평과세를 통한 조세정의 실현은 대한민국이 선진국 문턱에서 한발 더 내딛느냐를 가름할 중대 변수다. 어제 다짐이 빈말에 그쳐선 안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평과세 없이는 공정사회를 이룰 수 없다”고 했다. 갈 길을 안다면 그 길로 가야 한다. 뚝심 없이는 실행이 쉽지 않다.

조세 공정성에 대한 국민 의구심은 작지 않은 게 사실이다. 최근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설문조사에서 봉급생활자들은 국민의 4대 의무 중 납세의무가 근로·교육·국방의무와 비교해 두 배가량 불공평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말 국세체납 총액은 22조원을 넘었다. 법인 1억원 이상과 개인 5000만원 이상인 고액 체납자도 6905명에 달했다. 유력자는 세금 부담의 망에서 교묘히 빠져나가고 유리지갑을 숨길 수 없는 서민에게만 과세가 집중된다는 비판이 아무런 근거없이 제기되는 것이 아니다.

이번 방안 중 시선을 끄는 것은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방안 검토 카드다. 일감 몰아주기는 그동안 변칙 상속과 증여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변변한 대책이 수립·시행된 적은 없다. 대기업 반발이 심한 데다 창출된 수익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과세 요건이나 방법 등을 자의적으로 정하면 옛 논란만 거듭된다. 세정 신뢰성도 떨어질 수 있다. 합리적 과세기준을 마련해 반발을 잠재워야 할 것이다. 기업활동 위축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지혜도 잊지 않아야 한다.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세무검증제는 하루 속히 통과돼야 한다. 고소득자의 소득신고 정확성을 검증하는 이런 제도 없이 탈세 유전자를 뿌리 뽑는 것은 기대난이다. 국세청을 비롯한 행정부만이 아니라 입법부, 사법부가 다 함께 조세정의를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 깃발이 눈앞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