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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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네 산책] 독서는 배려를 낳는다

지난해 말부터 회자되고 있는 ‘세시봉’의 노래는 택시에서나 회식 후 노래방에서도 익히 들을 수 있다. 김세환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씨 등 고참 가수들이 들려주는 포크송은 듣는 이로 하여금 어느덧 수십년 전의 추억에 젖게 하는 마력을 부린다. 뜨거운 논란을 부른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 역시 시청자들을 빨려 들어가게 만든다. 세시봉과 ‘나가수’ 열풍에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공통점이 있다. 가수의 실력을 가늠케 하는 ‘가창력’이 그것이다. ‘아이돌’의 현란한 춤과 기계음에 길들여진 애호가들에게 대중가요의 진수를 선사하며 서로 소통하고 폭발적인 시청률을 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명성 KBS저널 편집장·홍보팀장
고전음악이든 대중음악이든 사람들은 음악을 통해 소통하면서 무언의 교감을 나누곤 한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악인이 아니라고 했다. 예술은 인류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훌륭한 수단인 것은 말할 나위없다. 이런 예술과 함께 삭막해져만 가는 사회에 인정을 불어넣는 비결 중의 하나는 독서이다. 누군가 독서는 긍정의 힘과 깨닫는 삶,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했다. 독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간직하는 것이며, 속도에 익숙한 일상을 느림의 미학으로 승화시킨다. 책을 쓴 이의 생각에 빠져보고 줄거리에 자신의 마음도 맡겨본다. 책 속에 빠져 분개하는가 하면 눈물도 흘려본다. 인생이 ‘희로애락의 여정’이라고 한다면, 독서는 길고 긴 인생의 도상 훈련일 수 있다.

‘바벨탑에 갇힌 세계화(슈푸르크·21세기북스)’에서 가난한 나라의 아픔을, ‘촘스키와 아슈카르 중동을 이야기하다(사계절출판사)’에서 강대국의 욕심을, ‘살림의 경제학(강수돌·인물과사상사)’에서 대안적인 삶을, ‘김정일 그후(정승욱·지상사)’에서 조국통일 여정의 미래를, ‘술과 문화이야기 소울 푸드(원경은 임완혁·한울)’에서 음주의 멋을, ‘KBS 이야기(사우회·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방송쟁이들의 치열함을 간접 체감하기도 한다. 독서의 힘으로 배려, 이해심, 평정심을 찾는 초봄을 맞이하기를 권면해본다.

김명성 KBS저널 편집장·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