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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변호사 일자리를 왜 국가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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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집단의 이기주의가 도를 넘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전국 248개 경찰서마다 한 명씩 변호사를 특별 채용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가 일단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변협은 또 전국 시·군·구청마다 한 명씩 상근 변호사를 두는 안을 추진 중이고, 일반 보험료 내듯이 정기적으로 돈을 내면 싼값에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는 명분으로 ‘법률보험’제 도입도 벼르고 있다. 상법 개정안에 슬쩍 집어넣은 준법지원인 제도로 민간기업 부담을 강요해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서도 직역이기주의를 버리지 않는 것이다. 변협이 하는 양을 보면 우리 사회를 아예 ‘변호사 천국’으로 만들려고 작심한 것 같다.

변협이 변호사들의 일자리 확대에 발벗고 나선 까닭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내년 로스쿨 1기 졸업생이 대거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법률시장의 안정성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그렇다고 비판 여론에 아랑곳없이 막무가내로 변호사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은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고 상식에도 어긋난다. 일자리 만들겠다고 여기저기 로비 벌이고 밀어붙이려고 하니 ‘밥그릇 챙기기’라는 욕을 먹는 것이다.

변협은 변호사 일자리 요구가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판을 반박한다. “대학총장들이 기업체를 돌아다니며 ‘우리 학생들을 뽑아 달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주장도 들린다. 변호사들의 몰염치에 말문이 막힌다. 대학들은 변호사들과 달리 있지도 않은 제도를 새로 만들어가며 학생들에게 일자리를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게다가 변협이 요구하는 일자리는 제도의 실효성도 없고 반드시 있어야 하는 자리도 아니다.

변호사 자격증은 그냥 자격증일 뿐이다. 변호사 자격증 있다고 국가가 일자리까지 책임져야 한다면 일반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의 일자리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와 똑같다. 일자리 부족이 진정 걱정된다면 변호사 업계의 인식부터 바꾸어야 한다. 욕심을 버리고 국민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질좋은 법률 서비스를 하겠다는 마음만 먹는다면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