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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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음알음’ 소개팅 이젠 온라인서 ‘끼리끼리’

SNS 영향 만남 사이트 인기… 명문대생으로만 10만 회원도
“돈으로 교제 사냐” 비판일어
2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소개팅 사이트’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과거 인터넷 만남 사이트는 ‘음란한 만남의 통로’, ‘실생활에서 인연을 찾지 못한 무능력한 사람들의 공간’ 등의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지만 소셜네트워크 등을 통해 낯선 이들과의 온라인 교류가 점점 활발해지는 세대에서 그런 거부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결혼을 전제로 한 만남’이 아닌 데다 ‘가입비’ 부담도 크지 않아 대학생이나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다.

인터넷 소개팅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방의 프로필을 미리 보고 자신과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 대학생 임모(24)씨는 24일 “간혹 소개팅을 나가도 이상형과는 다른 여성이 나와 실망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미리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알고 만나니 훨씬 편하게 다가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철저한 신용 보증’이 필수다. 이런 사이트들은 아무에게나 가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모자나 선글라스를 낀 사진은 ‘얼굴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짜 맞는다. 사이트 운영자들은 가입 희망자들의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읽어본 뒤 가입 심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미 가입한 회원의 초대장이 있어야 신규 가입이 되는 곳도 있다.

‘스펙’이 좋은 회원들이 많아 입소문을 타는 곳도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대 출신들이 창업한 ‘이음’은 지인들에게 먼저 홍보하면서 자연스레 명문대생을 중심으로 회원 10만여명을 확보하고 있다. 성균관대·한양대·연세대 학생들이 창업한 ‘코코아북’(사진)도 모교 사이트에서 홍보되면서 개설 2주 만에 5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온라인 소개팅이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성준(26·대학생)씨는 “자세한 프로필을 보려면 매달 몇만 원을 내야 했는데, 돈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 같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끼리끼리’의 만남을 유도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는 반응도 있다.

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