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상·하위층 소득차 45배

환란이후 10년간 양극화 심화
1997년 발발한 외환위기 이후 10여년 세월은 ‘경제적 양극화’의 시기였음이 확연히 드러났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종합소득세 신고자 중 상위 20% 소득자의 1인당 소득금액은 1999년 5800만원에서 2009년 9000만원으로 10년 새 55.2% 늘었다. 같은 기간 하위 20%의 1인당 소득금액은 306만원에서 199만원으로 53.8% 줄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경제성장의 과실이 고소득자에만 집중된 셈이다. 전체 소득금액 가운데 상·하위 20%가 차지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2009년 종합소득세 신고자의 총 소득금액 90조2257억원 중 상위 20%(64조4203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71.4%에 달했다. 이에 반해 하위 20%는 1.6%에 그쳤다.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가 신고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종합소득세는 물론 월급쟁이들이 신고하는 근로소득에서도 양극화는 뚜렷했다. 2009년 근로소득세를 납부한 연말정산자의 총 급여액은 315조7363억원이었다. 이중 상위 20% 소득자의 급여액은 131조1652억원으로, 전체의 41.6%를 차지했다. 하위 20% 소득자의 급여액은 25조2242억원으로, 전체의 8%에 불과했다.

양극화의 출발점은 외환위기였다. 이동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환위기 후 구조조정 광풍이 불면서 실직자가 대량 발생했고, 이들은 대거 자영업으로 진출했다”며 “이에 따라 경쟁이 심해지면서 중산층을 이루던 자영업자 상당수가 저소득층으로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 “2009년부터 근로장려금이 50여만가구에 지급되면서 과거 파악되지 않던 저소득층 소득이 파악된 것이 통계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