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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반도체’ 부푼 꿈… 글로벌 선두 기업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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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고순도 폴리실리콘 품귀… 글로벌 기업들 공급 받으려 줄서
삼성·LG·한화 등도 잇따라 투자 中·대만 가세… 공급과잉 우려도
폴리실리콘 생산 글로벌 2위 기업인 OCI는 태양광 시장에서 ‘슈퍼 갑’으로 통한다.

일반 고순도 제품으로 분류되는 ‘나인·나인급(99.9999999%)’을 뛰어넘어 ‘텐·나인’과 ‘일레븐·나인’급 초고순도 폴리실리콘 제품을 전 세계 주요 태양광 기업 50여곳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의 순도가 100%에 가까울수록 고효율 태양전지 생산이 가능하다. 잘나가는 글로벌 기업들이 OCI 제품을 공급받으려고 줄을 서는 이유다. 덕분에 OCI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발표된 1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매출 1조1579억원에 영업이익 409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35%에 달했다. 올 들어 성사된 장기공급계약은 12건으로 계약금만 5조4800억원에 달한다.

한국 기업들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 태양광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 들어가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관련 사업 진출을 선언하는가 하면 대규모 투자계획을 쏟아내 글로벌 선두 기업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폴리실리콘을 잡아라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린다. 실리콘 결정체인 폴리실리콘을 원통형 덩어리 ‘잉곳’으로 만들고 이를 얇게 잘라 둥근 원판의 ‘웨이퍼’를 만든다. 이것을 이용해 다시 태양전지 셀과 모듈을 만들어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완성하게 된다. 폴리실리콘은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핵심 기초소재로 경쟁력을 좌지우지하는 출발점인 셈이다.

이 분야에서 시작은 늦었지만 한국 기업들은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들을 압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은 주로 나인·나인급 이상으로 식스·나인급이 일반적인 중국기업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고순도 제품은 올해 세계적으로 3만9000t가량 공급이 모자랄 것으로 전망돼 한국 기업이 수출시장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OCI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2년 4분기에 연산 2만t의 제4공장이 완공되면 총 6만2000t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또 2013년 5공장까지 완성되면 연산 8만6000t의 생산량으로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나서게 된다.

웅진폴리실리콘도 지난달 13일 경북 상주 폴리실리콘 공장을 준공했다. 2012년이면 생산능력이 연산 5000t 규모에서 7000t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화케미칼은 내년 초 여수 폴리실리콘 공장을 착공, 2013년 하반기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LG화학도 여수에 연산 1만t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삼성정밀화학은 지난 2월 미국 폴리실리콘·웨이퍼 생산기업 MEMC사와 합작법인을 세웠다. 특히 2013년 연산 1만t 규모의 울산 공장을 완공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수직계열화 구축 총력전


국내 기업들은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일본과의 기술 격차를 극복하고 중국의 대규모 물량 공세를 넘어서려면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절감이 필수적이다. 폴리실리콘에서 모듈까지 모두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이루면 원가를 35%가량 줄일 수 있다.

한화케미칼은 2013년 폴리실리콘 공장이 가동되면 수직계열화가 완성된다. 삼성그룹도 삼성정밀화학(폴리실리콘), 삼성코닝정밀소재(잉곳·웨이퍼), 삼성전자(전지·모듈), 삼성물산·에버랜드(시스템 발전 시공·운영)가 총동원돼 수직계열화를 이룰 계획이다.

LG그룹은 LG화학이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잉곳과 웨이퍼는 LG실트론, 전지와 모듈은 LG전자, 시공과 운영은 LG CNS와 LG솔라에너지가 맡아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중공업은 태양전지·모듈·시스템·발전에 이어 범 현대가인 KCC와 손잡고 만든 KAM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공급과잉 대비해야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봇물을 이루다 보니 공급과잉도 우려된다. 태양전지 셀의 경우 최근 중국뿐 아니라 대만 업체들까지 가세해 공격적으로 생산용량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의 대만 셀 업체는 물론이고 대만의 반도체, LCD 업체들까지 투자에 나서면서 ‘차이완 붐’이 조성될 정도다. 더구나 올해 우리나라 셀 업체들은 매출 목표의 76% 이상을 수출부문에서 올린다는 계획이어서 차이완 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모듈 분야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올해 3200MW가 넘는 생산규모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업체인 선텍 한 곳에서만 올해 2100MW의 생산용량을 확보하게 되는 등 글로벌 업체들도 대대적인 생산능력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공급과잉까지는 가지 않더라고 수익성 확보가 그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