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 환자인 회사원 박모(44·여·경기도)씨는 고1, 중2 두 아들을 뒀지만 7년 전 시력장애가 있는 여자어린이를 입양했다. 입양 당시 딸은 미혼모가 낳은 생후 25개월로 미숙아에다 망막질환을 앓은 탓에 국내 입양이 안 돼 해외입양 대기 중이었다. 처음에는 적응이 안 돼 어려움이 많았고, 턱없이 비싼 보육료에다 주변의 시선 등도 큰 부담이었다. 자녀 3명을 키우기에 빠듯한 살림이지만 박씨는 ‘딸이 크는 재미’로 이겨낸다고 한다. 박씨와 같이 양부모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살림이 넉넉지 않은 자영업자나 회사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약사, 검·판사 등 사회지도층의 입양률은 1%대에 그쳤다.
10일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2009년 입양가정의 경제적 수준’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1314명의 어린이가 국내 가정에 새 둥지를 틀었다. 해외로는 1125명의 어린이가 입양됐다.
국내 양부모의 직업을 분석한 결과 회사원이 564명(42.9%)으로 가장 많았고, 농·상업을 포함한 자영업자 384명(29.2%), 교사와 군인 등 공무원 136명(10.3%)이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양부모가 의·약사나 판·검사인 사람은 고작 18명에 그쳤다.
양부모의 소득수준을 보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이 120%(4인가구 기준 441만원) 이하인 가구가 전체의 65.5%를 차지했다.
반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120%를 초과한 이른바 잘사는 가구는 453가구로 전체의 34.4%에 불과했다. 입양 전문가들은 “여유가 있는 사람이나 사회지도층이 재산 상속 문제와 주변의 시선들을 우려해 입양을 기피하는 것 같다”며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 책임)’는 세상과 함께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11일 제6회 입양의 날을 맞아 기념식을 갖고 ‘입양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입양아 고예란(16·중3)양 등 유공자 28명에게 훈장 등을 수여한다.
문준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