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주말농장을 찾거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직접 채소를 키워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중국산 농작물이 쏟아지고 원산지나 화학비료 성분 함량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Food’(음식)와 ‘Gardening’(경작)이라는 단어를 합해 ‘푸드닝’(Foodening)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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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까지 모종을 옮겨 심어 여름에 따먹을 수 있는 방울토마토. 세계일보 자료사진 |
푸드닝을 하고 싶은데 도시에 산다고 해서, 농사 짓는 건 본 적도 없다고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까사스쿨 허윤경 플라워 팀장은 “15도 이상의 온도와 배양토, 햇빛, 물만 있으면 실내에서도 채소를 키울 수 있어 마당이 없다고 포기할 필요가 없다”며 “상추나 방울토마토, 미나리 등은 실내에서도 쉽게 자랄 뿐 아니라 직접 키워서 먹는 과정을 통해 초록 인테리어 효과는 물론 아이들의 식습관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초보자들은 전문적인 지식이나 섬세한 관리 없이도 스스로 잘 자라는 ‘착한’ 작물을 선택해 푸드닝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상추와 방울토마토, 깻잎, 쑥갓, 고추처럼 물을 적게 주고 비교적 손이 덜 가는 채소로 시작하면 흥미를 붙이고 자신감도 가질 수 있다. 한 번에 여러 종류의 식물을 키우고 싶다면 물 주는 시기와 일조량 등이 비슷한 품종끼리 심어야 한다. 식물마다 필요한 물의 양과 물 주는 시기가 다른데 ‘뿌리 채소는 건조하게, 열매 채소는 충분히, 잎 채소는 중간 정도 물을 준다’는 기본 원칙만 기억해도 한결 수월하다.
●매일 밥상에 올리는 상추
상추는 관리가 쉽고 심은 지 30일만 지나면 그때그때 따서 각종 쌈 요리나 샐러드로 먹을 수 있다. 비교적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잘 자라며 번식력이 높다. 한두 포기만 있어도 가정에서 먹기에는 충분한 양이 수확된다. 그러나 하나의 뿌리에서 계속 자라기 때문에 잎을 딸 때는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기르는 동안 온도가 높아지면 쓴맛이 강해지므로 온도를 20∼25도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①처음에는 작은 화분에 씨를 뿌린 뒤 옮겨 심는 것이 좋다. 상추는 빛을 좋아하는 식물이므로 흙을 얇게 덮어준다.
②2주일 후 본잎이 1∼2장이 되면 첫 번째 솎아내기를 한다. 잎의 형태가 좋지 않거나 작은 것은 뽑아내서 3대 정도만 남기고 솎아낸다.
③3주 후 본잎이 3∼4장 됐을 때 또 한 번 솎아준다. 남은 묘가 상처 입지 않도록 한 개만 남기고 조심스레 뽑아낸다.
④5주 후 본잎이 5∼6장이 되면 좀 더 큰 화분으로 옮긴다. 잎이 넓게 퍼지므로 20㎝ 정도 간격을 두어 심는다.
⑤본잎이 10장 정도 되면 웃거름을 한 번 준다. 상추는 바깥 잎을 잘라내 주면 오래도록 수확할 수 있다.
●여름에 따먹을 방울토마토
크기가 작은 방울토마토는 일반 토마토에 비해 병충해에 강해 초보자가 집에서 기르기 적합하고 씻어서 바로 먹을 수 있어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다. 토마토나 가지, 고추처럼 열매를 따 먹는 채소는 모종(옮겨 심기 위해 가꾼 씨앗의 싹)으로 키우는 것이 쉽다. 토마토 모종은 4∼6월에 나오는데 줄기가 튼튼하게 잘 뻗어 있으며, 떡잎이 7∼8장 정도 나고 색이 선명한 것을 구입해야 한다. 토마토는 일조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키워야 한다.
①모종은 구입하자마자 곧바로 큰 화분에 옮겨 심는다.
②토마토는 키가 높게 자라므로 최소 1.5m 높이의 지주대를 세워주도록 한다.
③철심 노끈으로 지주대에 토마토 줄기를 묶어준다. 처음 묶을 때는 모종의 80% 정도 높이에서 지주대와 연결이 되도록 묶어주는데, 이때 모종과 지주대 사이가 엄지손가락 하나 들어갈 정도의 여유를 두는 게 좋다. 나중에 줄기가 더 굵어지기 때문이다.
④꽃봉오리가 생기고 열매가 부풀기 시작하면 주 1회 유기비료를 준다.
⑤줄기의 키가 지주대 높이를 넘어서면 원줄기의 생장점 끄트머리를 잘라 생장을 막는다.
⑥본 잎 뿌리에서 곁순이 자라면 손으로 잘라내 열매에 양분이 집중되도록 한다.
⑦열매가 갈라지기 전에 꼭지를 따서 수확한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