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연 KBS 작가 |
더욱이 인물을 다루는 방송 제작에서 진정성을 담으려면, 당연히 그 인물을 이해하고 감정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처음 알게 된 타인의 인생살이를 풀이하고 해석해 카메라에 담기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그래서 평소에 읽어두는 게 여러 사람의 짧은 수기를 모아 만든 작은 책자 또는 인물 전기 등이다. 풍부한 독서량은 주인공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고, 조금 더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게 만든다. 다양한 인물들의 생각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수기집, 담백한 문체로 적힌 소소한 일상의 감정들, 그 거친 표현 안에서 느껴지는 진심과 평범함이 좋다.
모두가 새로운 것을 찾지만, 세상에 없던 이야기라면 감동할 수 없다. 압축하고 순서를 바꿔 약간의 조미료를 첨가해 만들어진 영상은 실제 존재하는 우리네 일상의 흔적들이다. 감동이 곧 진정성으로 불리는 시대, 그래서 감동을 위해 진정성을 만들어내는 TV라는 매체는 그 수단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제작자들은 오늘도 가슴에 담을 수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를 찾아 책동네를 뒤진다. 책동네엔 휴먼 드라마에 적합한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니까….
이수연 KBS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