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의약품 재분류해 슈퍼판매’… 시행까진 험로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약국외 판매’ 관련법 개정 등 난제 산적
이명박 대통령이 감기약·소화제 등 일반의약품(OTC) 약국외 판매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도록 하면서 정부의 국민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 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방침대로 취약시간대 의약품 구입에 따른 불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의약품 재분류 등을 통해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재분류 등을 통해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가 이뤄지기까지는 관련법 개정 등이 뒤따라야 해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공법으로 돌파한다

복지부는 오는 15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내에 설치된 의약품 분류 소분과위원회를 열어 의약품 분류체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위원회는 의료계 4명, 약계 4명, 공익대표 4명으로 구성됐다.

이 위원회는 일반의약품 가운데 안전성 우려가 작은 가정상비약 등을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팔 수 있는 의약외품으로 전환하거나, 현행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의약외품 분류체계에 약국외 판매 의약품 항목을 추가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게 된다. 복지부는 이를 토대로 최대한 빨리 국민 불편 해소 방안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사실 복지부는 2009년부터 심야나 공휴일에 국민이 겪는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일반의약품의 약국외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 같은 방안의 하나로 관련법 개정 없이 취약시간대 의약품 판매가 가능한 특수장소 지정 확대 방안을 검토했다가 약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포기했다. 이는 복지부가 약사단체에 굴복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이유다.

◆실현 여부는 불투명

복지부는 재분류 등을 통해 약국외 판매가 가능한 약을 골라낸 뒤 약사법 개정을 통해 약국외 판매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법 개정 없이 고시 개정만으로 약국외 판매가 가능한 의약외품도 분류, 국민들이 큰 불편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의·약사 간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어 관련 논의가 정부 의도대로 진행될지 알 수 없는 데다 약국외 판매가 가능한 의약품 종류도 한정적이어서 의약품 구매 불편이 얼마나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사실 안전성 등을 고려할 때 의약외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일반약은 박카스, 까스활명수, 위청수, 파스 등을 포함해 대략 20여 가지에 불과하다.

정작 가정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감기약이나 진통제 등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약은 현행법상 의약외품 편입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약사회 반발 등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법 개정 과정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문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