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진 통일그룹 회장은 1일 세계일보 주최 ‘동북아 안보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비대칭 위협을 동북아 안보의 주요 불안 요소로 꼽고 자주국방을 위한 국방력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에서 무고한 장병과 민간인이 숨졌지만 당시 중국은 남북한 양쪽이 자제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할 뿐, 어느 쪽이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구별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연 뒤 중국이 우리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목조목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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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세계일보 주최 ‘동북아 안보 심포지엄’에서 문국진 통일그룹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종덕 기자 |
미국의 위상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회장은 한·미 동맹과 관련해 “미국의 정치·경제 상황이 변하는 만큼 미국에 일방적으로 의지해서는 (한반도의) 현실적인 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수년간 미국은 재정적자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장기적으로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긴급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저하될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다시 발발했을 때 미국이 억제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다른 나라가 문제에 빠졌을 때 미국이 도와야 하느냐’에 부정적 견해가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 내 여론이 대외문제 개입에 호의적이지 않은 쪽으로 흐르는 것도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남한이 과연 북한을 압도할 군사력을 보유하는지도 문제점으로 거론했다. 문 회장은 “예를 들어 북한은 핵무기와 화학무기, 생물학무기가 있고 이를 운반하기 위한 수단도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만일 전쟁이 일어날 경우 북한을 이길 힘조차 없을 가능성이 있다”며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병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