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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도로변 불법광고물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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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24개나 그대로 방치

“홍보 수단인데…” 철거 외면
도로 500m 이내 공공 목적 옥외광고가 불법화했지만 상당수 시·군·구들이 이를 철거하지 않거나 예산조차 세우지 않는 등 배짱을 부리고 있다. 그래서 전국 도로변에는 지자체의 불법 광고물이 무려 724개나 버젓이 버티고 있다. 불법 광고물을 단속해야 할 시·군·구들이 현행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강원과 충북 등지의 일부 지자체는 이들 광고물을 철거유예하거나 양성화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는 등 법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1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광고물의 무분별한 난립, 경관훼손, 업체유착 비리 등을 막고자 공공 목적이라 해도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 시·군도 등의 500m 이내에는 광고물을 세우지 못하도록 하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이 2008년 7월9일 개정됐다. 이 시행령에는 3년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지자체는 지난 8일까지 기존 광고물을 철거해야 했다.

그러나 현재 158개 시·군·구에서 724개 광고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이 35개로 최다이고, 뒤를 이어 경기 파주시 30개, 강원 평창군 25개, 충북 제천시 24개 등으로 많다.

특히 울주군과 평창군 등 42개 시·군·구는 연내 철거예산을 확보할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다. 나머지 15곳은 지난 6월 말까지 옥외광고물 철거 예산을 마련했고, 101곳은 연말까지 추경을 통해 전부 혹은 일부 확보할 예정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철거를 꺼리고 있지만, 실상은 홍보수단이 사라지는 것을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철거 비용은 중장비가 들어갈 진입로가 없는 곳에 있는 가로 18m 크기 대형 광고물은 2200만원, 진입로가 있는 곳은 1200만원에 불과하다.

이들 광고물은 지역특산물 홍보나 지자체 시책홍보, 상업광고, 관광지·청사·재래시장·지자체경계 안내 등으로 구성돼 있어 지자체 입장에서는 값싸고 효율적인 홍보 수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홍재형 의원과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이 이달 초 기존 광고물은 제거하지 말자거나 아예 공공 목적 광고물을 설치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지자체들은 더욱 철거를 주저하고 있다.

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