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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만 되면 한전 탓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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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력설비 침수도 “네탓”…쪽잠 자며 복구에도 항의 빗발
“밤잠도 안 자고 응급복구를 해 전력을 공급했지만 아파트 자체 전력설비 침수로 전기가 안 들어 온 것이다. 그런데 막무가내로 ‘책임지라’며 욕을 하고 윽박지르니 참….”

최근 서울과 경기북부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 피해가 엄청난 가운데 끊어진 전력 복구에 나선 한국전력 직원들이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수해지역 복구작업과 이재민 편의를 위해 정전 복구작업에 힘쓰고 있음에도 정전에 따른 피해를 한전 탓으로 돌리는 비난과 항의가 적지 않아서다.

한국전력 포천지점 직원들이 지난 30일 산사태로 대규모 정전사태를 빚은 포천 신북면 일대에서 긴급 전력복구 공사를 하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한전은 호우가 시작된 지난 26일부터 31일까지 전국에 4588명의 인력을 투입하고, 1000대가 넘는 차량과 장비를 동원해 전력 공급을 완료했다. 지하에 있는 자체 전기설비 침수로 29일 오전까지 정전이었던 우성 1차 아파트와 은마아파트 등 서울 서초·강남구 아파트 4곳(2703가구)에도 임시 변압기와 비상발전기를 설치해 문제를 해결했다. 난관도 많았다. 사흘간 내촌면 784㎜를 비롯해 누적강우량 전국 최대(571.8㎜)를 기록한 경기 포천 지역은 130여개소의 전주와 전선, 변압기가 파손돼 2만여 가구가 정전사태를 빚었다. 복구 민원이 빗발쳤지만 피해 현장 상당수가 엄청난 토사와 도로 유실 등으로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이에 한전 포천지점 직원들은 주민들의 감전 사고 예방 조치부터 하고 동두천 등 인근 지역을 우회해 수해 현장에 접근하는 등 ‘고된’ 복구작업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목숨이 위태로운 젖소 수십마리를 살려내기도 했다. 28일 오후 6시쯤 금동리의 한 농장주가 “정전으로 하루 동안 착유기가 작동이 안돼 젖소들이 젖이 불어 쓰러져 죽어간다. 제발 도와 달라”며 울면서 전화한 것. 젖소는 보통 4시간에 한 번씩 젖을 짜줘야 정상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10여명이 즉시 달려가 해당 농장에 연결된 전주를 긴급 복구했고, 농장주는 한숨을 돌렸다.

포천지점 전력공급팀 장선주(34)씨는 “전 직원이 나흘간 매일 2시간 정도밖에 못 자고 단팥빵 하나로 버티며 전력 복구에만 매달렸다”면서 “그래도 여전히 정전신고 10건 중 7건은 한전 책임으로 돌리는 항의와 보상 요구 등이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