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전 기회 잡은 애플과의 소송
지난 11일 애플의 가처분 신청으로 네덜란드를 제외한 유럽에서 갤럭시탭 10.1의 판매 중지를 당했던 삼성전자는 16일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에서 재판매 허가를 받아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독일을 제외한 유럽 전역에서 갤럭시탭 10.1의 판매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독일 지역은 25일까지 판매금지 가처분 효력을 인정한 뒤 심리를 통해 최종 판결이 이뤄진다.
애플은 자료 조작 혐의로 역풍을 맞고 있다. 독일 법원의 갤럭시탭 10.1 재판매 허용 결정에 앞서 16일 네덜란드의 정보기술(IT) 분야 전문지 웹헤렐트(WH)는 애플이 법원에 제출한 아이패드2와 갤럭시탭 10.1의 비교 사진에서 갤럭시 탭의 가로 세로 비율이 실물과 달리 아이패드와 거의 같게 표현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이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애플의 갤럭시탭 이미지 조작은 결정적인 결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독일 재판에서 삼성이 승리할 경우 향후 애플과의 법정싸움은 통신 기술 특허를 중심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MS 등과 손잡고 8800여건의 모바일 특허를 보유한 노텔사를 인수했지만, 삼성은 통신 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1만7000여건의 모토로라 특허가 추가될 경우 더욱 유리한 싸움을 할 수 있다.
대만의 휴대전화 업체 HTC도 17일 특허침해 혐의로 애플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HTC는 이날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 아이팟, 매킨토시 컴퓨터 등 제품이 자사의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수입·판매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HTC는 이날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같은 내용으로 특허침해 심판을 청구했다.
◆구글의 역습… 소프트파워 키워야
삼성은 애플과 특허전쟁의 와중에 구글의 영토확장에 대비해 소프트파워를 키워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삼성으로서는 ‘내우외환’을 만난 셈이다.
실제로 구글이 거대해진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문을 닫거나 일부 폐쇄 전략을 펼 경우 삼성전자는 시장만 키워주는 남 좋은 일만 한 꼴이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기술 격차가 큰 모토로라는 당장 삼성에 위협이 될 가능성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구글의 힘을 받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 삼성이 구글과 대립각을 세우게 될 경우 모토로라의 특허는 또 다른 분쟁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삼성이 MS와 손잡기도 쉽지 않다. MS는 삼성전자의 경쟁 상대인 노키아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MS의 모바일 OS 윈도모바일을 주력으로 내세울 경우 노키아가 함께 성장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삼성 스스로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로아컨설팅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바다 OS에 소프트웨어 기술역량에 대한 자원 투입을 높여 중저가 시장에서의 저변을 넓히고 장기적으로 고가 스마트폰 시장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만약 MS가 노키아를 인수하면 주요 모바일 OS 생산 업체가 휴대전화 생산력까지 모두 가지게 돼 휴대전화만 생산해서는 더욱 경쟁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