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거래 비중이 큰 사우나, 단란주점, 여관 업주의 탈세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방적으로 국세청에 탈세 증명책임 부담을 지워서는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루를 막기 어려운 만큼 미국처럼 납세자도 증명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명호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국세청이 개최한 ‘공정세정 포럼’에서 국세청이 2005년 12월∼2009년 5월 실시한 자영업자 2601명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평균 소득탈루율은 48%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득 중 48%를 빼고 신고했다는 것이다. 이 기간 이들 자영업자 전체의 소득은 7조4907억원인데, 신고는 3조8966억원만 해 3조5941억원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대상 업종별로 보면 현금거래 비중이 큰 업종의 탈루가 두드러졌다. 사우나가 98.1%로 가장 높았다. 단란주점·바 등 주점(86.9%), 여관(85.7%), 나이트클럽(79.3%), 스포츠센터(72.6%), 룸살롱(71.5%), 호텔(66.7%), 부동산 임대(62%) 등이 뒤를 이었다. 고소득 전문직종인 법무사(41.7%), 종합병원(38.4%), 세무사(36.7%), 건축사(32.3%), 변호사(25.5%)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세청은 “탈루율은 탈루 혐의가 포착된 업종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벌여 밝혀낸 신고 누락 비율일 뿐 업종 전체의 통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신호영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현행 신고납세제도에서 납세순응을 확보하려면 과세절차상 과세증빙의 유지·제출에 대한 증명책임의 합리적 배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명책임이란 과세요건을 뒷받침하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을 때 이를 증명해 보이는 행위다. 신 교수는 “성실납세자에게는 과세관청에 증명책임을 부여하고 자료 접근이 어렵거나 곤란한 경우, 납세자가 협력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납세자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국세청 ‘공정세정 포럼’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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