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예계가 톱스타와 조직폭력단체(야쿠자) 유착 스캔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일본의 최고 인기 개그맨 겸 사회자인 시마다 신스케(島田紳助·55·사진)는 23일 심야에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수년 전부터 야쿠자 간부와 교류해온 사실을 인정하며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시마다는 사회를 맡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마다 시청률을 수직상승시켜 방송계에선 ‘시청률남’으로 불린다. 일본의 4대 지상파 방송에서 황금시간대에 6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인들에게는 TV를 틀기만 하면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일본 신문과 방송들은 그의 은퇴를 톱뉴스로 다루고 있다. 니혼TV는 저녁 정규뉴스의 절반 정도인 25분가량을 시마다의 은퇴 보도에 할애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같은 날 총리 경선을 선언한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전 외상의 기자회견 소식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연예계 권력이 총리 경선을 누른 셈이다.
일본인들은 그의 갑작스런 퇴진을 보면서 아직도 야쿠자의 검은손이 연예계의 깊숙한 곳까지 뻗쳐 있다는 것에 놀라고 있다. 일본 연예산업은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야쿠자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야쿠자가 기획사를 운영하거나 흥행사업에 관여하면서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본 연예계는 1990년대부터 기획사나 연예인들이 야쿠자와 교류하는 것을 일절 금지하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연예인 관련 마약사건이나 폭력사건이 터질 때마다 야쿠자 배후설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주간지들이 오래전부터 시마다의 야쿠자 연루설을 제기했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어 흐지부지돼 왔으나, 이번에는 그가 야쿠자 간부와 주고받은 이메일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그는 “10여년 전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폭력단 간부의 도움으로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었고, 그후 그 간부와 이메일 안부를 주고받았다”면서 “그가 폭력단체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는 용인될 것으로 안이하게 생각했던 것이 불찰이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그 정도로 연예계를 떠나는 것은 너무 심하다”는 동정론도 없지 않지만, 야쿠자의 유혹에 노출된 연예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선 본보기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