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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느는데 … 해법없는 당국 ‘네탓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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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대출 7개월연속 급증… 제2금융권도 가파른 증가
금융위 “금리낮아 수요 커져”vs 한은 “대출관리 실패 탓”
가계빚 증가세가 멈출 줄 모른다. 때늦은 금융당국의 옥죄기가 무색할 정도다. 소득은 늘지 않고 물가는 뜀박질을 계속하니 빚이 느는 게 당연한 이치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을 웃도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터에 금융감독당국과 한국은행은 ‘네탓’ 공방을 시작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실기해 가계빚을 키웠다는 비판이 정부 내에서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2조5000억원 늘었다고 7일 밝혔다. 8월 말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448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8월 비(非)은행 가계대출은 5조5000억원 늘었다. 7월 2조1000억원에서 8월 3조4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커졌다. 2008∼2010년 비은행 가계대출이 7∼8월 평균 3조7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가파른 증가세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위는 가계대출이 이처럼 급증한 배경으로 시중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지목했다. 금리가 낮은 가운데 전세가격을 중심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가계빚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유동성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전날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제어하려면 총유동성 관리가 적절해야 한다”며 사실상 한은이 담당하는 유동성 관리를 가계부채 문제의 원인으로 돌렸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은행 대출 지도 등 금융당국의 대응만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실수요 대출까지 막는 부작용마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는 물론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영향을 끼치기에 오로지 가계빚 문제만으로 금리를 올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평소 김중수 총재는 “가계부채는 거시(금리)가 아닌 미시차원(상환능력에 따른 차등 대응)에서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유동성 관리를 운운하는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가계대출 관리에 실패하자 그 원인을 우리 쪽으로 돌리는 듯싶다”고 말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