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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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지자 운행’ 한상국함 제대로 직진할까

“워터제트추진기 안정성 보완”
‘결함’ 1년 만에 해군에 인도
‘갈지자’ 운행했던 한상국함, 과연 직진할까.

고속 주행 시 직진 운행이 안 돼 군 전력화가 연기됐던 유도탄고속함(PKG) 2번함 ‘한상국함’(사진)이 14일 해군에 인도됐다. 지난해 9월 결함을 드러낸 뒤 1년 만이다. 당시 방위사업청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워터제트추진기의 직진 안정성에 결함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유도탄고속함 2∼5번함의 해군 인도를 연기했다. 이후 방사청은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책반을 꾸려 워터제트추진기 등 추진계통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운용시험 평가와 시운전을 통해 보완사항을 검증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최초 시운전 때 좌우 운행 편차가 19.8도로 직진 안정성에 문제가 있었지만, 수차례 운용시험 등을 통해 워터제트추진기의 직진 오차를 3.5도까지 줄였다”고 말했다. 또 시험평가 중 발견된 윤활유 변색 문제도 민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개선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워터제트는 물을 빨아들여 직접 분사하는 방식의 추진기로, 스크루와 달리 그물이나 부유물 등에 걸릴 염려가 없어 연안 작전을 위해 건조된 미사일 고속함에 탑재됐다. 한상국함에는 모두 3기의 워터제트추진기가 장착돼 있다.

하지만 한상국함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도 차갑다. 1번함인 ‘윤영하함’(PKG-711)이 2008년 취역 전후로 수많은 결함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윤영하함도 고속 항해 시 진동이 과하게 발생하거나 워터제트추진기 부품이 힘을 견디지 못하고 부러져 나가는 등 많은 문제를 일으켜 취역 직후부터 수차례 수리를 받았다.

군 관계자는 “당분간 워터제트추진기의 직진 안정성을 시험할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완벽하게 결함이 치유됐다고 결론내리기는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상국함은 윤영하함에 이어 두 번째로 건조된 유도탄고속함으로, 해군이 2007년 STX조선해양과 계약해 3년9개월의 건조과정을 거쳐 진수했다. 유도탄고속함은 기존 고속정에 비해 전투능력과 기동성, 생존성 면에서 성능이 대폭 향상돼 연안 경비의 핵심전력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해 직진 안정성 문제로 ‘부실 건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