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는 대규모 정전으로 15일 전국이 혼란에 빠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멈춰선 승강기에 사람이 갇히는가 하면 은행과 기업, 상가 업무가 일시 마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늦더위 여파로 이날 전력 수요가 일시에 몰리면서 전력예비율이 급격히 떨어지자 한국전력은 오후 3시부터 30분 단위로 지역별 ‘순환정전(단전)’에 들어갔다. 순환정전은 예비전력이 400만㎾ 밑으로 떨어질 경우 지역별 우선순위 등을 정한 매뉴얼에 따라 전력공급을 순차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다.
이로 인해 오후 6시30분 현재 서울과 수도권, 충청권, 영·호남 등 전국에서 162만여 가구가 정전됐다. 한전은 이날 오후 7시56분을 기해 지역별 순환정전을 종료하고 전력 공급을 정상화했다.
이번 정전 사태는 정부 당국의 전력 수요 예측 실패가 부른 전형적인 인재라는 지적이다. 정부 당국과 발전사들은 9월 초순 이후 지속된 이상기온에도 예년처럼 전력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정비를 위해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의 가동을 멈추는 등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제한 송전을 하면서 일부 수요처에 단전 사실을 예고하지 않는 등 전력난 대응에 총체적인 허점을 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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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 구조 15일 오후 경기 수원 영통구의 한 건물에서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엘리베이터가 멈추면서 갇혀 있던 학생을 119구조대가 긴급 구조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
최중경 장관 대국민 사과
한편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전국적으로 정전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했다. 최 장관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자료에서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 드리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천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