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뙤약볕이 아직도 지난 여름의 흔적처럼 남아있지만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차고 건조한 바람은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길가나 산등성이를 둘러보면 한국의 대표적 서정 시인으로 꼽히는 김영랑의 시 '오-매 단풍 들것네'가 절로 떠오르는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이다.
누군가는 단풍에 대해 나무들이 여름내 흠뻑 빨아들인 태양빛을 프리즘으로 갈라 발산하기 때문에 오색 영롱하다고 표현했지만 기실 단풍이란 나무가 겨울을 준비하는 과정의 산물이라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낙엽을 만들고자 나뭇잎으로 가는 수분과 영양분을 차단하면서 엽록소가 파괴된 탓에 그간 제 색을 내지 못 하던 다른 색소들이 두드러져보이는 것이다.
가을철 줄어드는 수분의 양이 아름다운 자태의 단풍잎을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이는 나무에게만 해당되는 일이고, 사람에게는 갖가지 질병과 불편을 초래하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가을철 건조함이다. 건조해지는 가을이 되면 각질과 같은 피부 트러블 문제에서부터 아토피, 변비, 비염, 안구건조증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건조함은 특히 호흡기계에 천적처럼 작용하기 때문에 가을이 되면 비염 환자가 많아지고 덩달아 안구건조증의 발생에도 영향을 끼치곤 한다.
한의학에서는 예로부터 가을을 오행 중 금(金) 기운이 강한 계절로 분류했다. 금의 특성은 기운을 안으로 모으는 성질을 가지는데, 천고마비라는 말처럼 살찌기 쉬운 계절인 것은 바로 여기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조(燥), 즉 건조한 성질을 지니는 계절로 우리 몸속의 수분이 쉽게 고갈되기도 한다.
가을철 건조한 환경이 개인의 체질 및 여름철 소홀했던 건강 관리 등의 원인과 만나 각종 질환을 일으키기 쉽다. 충분한 수분 섭취 및 적절한 정도의 운동을 기본으로 가을철 건강을 위한 생활 수칙을 제안했다.
그 중 첫 번째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인 탓에 신체 리듬이 깨지고 이로 인해 건강을 해치기 쉽기 때문에 위해 규칙적인 생활로 기와 혈의 순환을 안정시키고 우리 몸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수면하는 동안 원기를 불필요하게 소모시키는 저녁 과식을 피할 것도 당부했다. 특히 가을철에는 무더운 여름 동안 지친 몸의 원기를 회복하고 기운을 비축해 겨울에 대비해야 하는데 늦은 시간의 과식이 이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빨리 걷기나 낮은 산 오르기 등으로 체력을 기를 것, 햇빛을 볼 수 있는 외부 활동을 의도적으로 할 것 등이 송 원장이 추천한 가을 건강 요령들이다. 이외에도 건조한 날씨 탓에 상하기 쉬운 호흡기계를 강화시켜주는 음식인 현미, 율무, 배, 마늘, 도라지, 은행, 무 등을 섭취하고 생강차나 국화차 등의 차류를 챙겨 마실 것을 권했다. 가벼운 비염 기운이 있다면 평소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생강과 계피를 2대 1 비율로 섞은 차를 아침 저녁으로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같은 생활 수칙을 지키기 어렵거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가을철 건강을 해친 경우라면 한의원을 찾아 체질적인 근본 원인을 찾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 한의원에서는 겉보기에 똑같은 증상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른 체질적 환경적 요인을 밝혀내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을 치료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치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관리까지 안내하기 때문에 비염이나 안구건조증, 피부 문제 등 재발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질환들에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제공한다는 평이다.
미아체 한의원의 송준호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