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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면탈 노리고 위장입양” “악의적 흠집내기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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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박원순 날세운 공방
초반부터 기싸움이 뜨겁다. 10·26 ‘서울 대전’에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무소속 박원순 후보 간 검증 결투가 치열하다. 후보등록이 끝나기 무섭게 준비해둔 ‘실탄’을 퍼부으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공세적 태도를 견지하는 쪽은 한나라당이다. 초반 열세를 뒤집어 보려는 듯 ‘검증 칼날’을 바짝 세우며 박 후보를 연일 찌르고 있다. 하지만 박 후보 측은 “무책임한 네거티브 공세는 변화를 바라는 시민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정책대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박 후보를 향한 한나라당의 전방위 공세는 일단 ‘쪼개기 위장 입양’ 의혹에 집중되고 있다. 9일에는 홍준표 대표가 손수 나섰다. 홍 대표는 한글날 경축식 참석 후 박 후보 양손(養孫) 입적 및 병역 특혜를 둘러싼 7대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홍 대표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양손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1969년 13세 때 작은할아버지 양손으로 입적돼 8년 후 ‘부선망 독자’를 이유로 보충역(6개월)에 편입됐던 박 후보가 ‘병역 면탈’ 의혹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홍 대표는 “1969년 당시는 박 후보 형이 만 17세로 제2국민역 편입 직전”이라며 “동생인 박 후보를 양손으로 보내 두 형제가 6개월 방위 처분을 받도록 한 것 아니냐”고 캐물었다. 김기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민법상 근거가 없는 양손 입양은 무효다”고 적시한 1998년 대법원 판례를 들어 “병역 면탈 의혹에 대해 해명하라”고 압박했다.

박 후보 측은 “불리한 판세를 뒤엎으려는 악의적 흠집내기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우상호 선대위 공동대변인은 “병역기피 전문당인 한나라당이 볼 때는 의혹으로 보일 것”이라며 “불행한 가정사로 생긴 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고 반격했다. 장남인 박 후보 할아버지를 대신해 작은할아버지가 일제 징용에 끌려갔다 실종됐고 1969년 4월 독자가 사망통보를 받자 대가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해 그해 6월 박 후보가 양손으로 입적됐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지금까지 작은할아버지 제사를 지내고 있다는 것이 박 후보 측 설명이다.

박 후보가 상임이사를 지낸 ‘아름다운 가게’의 내부비리를 고발한 회계책임자를 2006년 해고하고 노조 설립에 반대한 사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인권변호사 출신 박 후보가 정작 자신이 세운 재단 직원에게는 부당 대우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다. 박 후보 측은 그러나 “재단에 노조가 세워지면 본래 설립 취지인 기부문화 확산과 맞지 않아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박 후보가 포스코와 풀무원홀딩스 사외이사로 있던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참가한 300여차례 표결에서 소수의견을 낸 적은 한 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박 후보가 사실상 ‘거수기’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시비가 벌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 쟁점은 10일 방송되는 두 후보 간 첫 TV 토론 맞대결에서 핫 이슈가 될 전망이다. 둘의 ‘맞짱 토론’은 금주 공중파 방송 3사와 관훈클럽 토론 등 총 4차례 벌어진다.

여당에서는 검증 공세가 거세지면서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확한 팩트에 의한 주도면밀한 검증이 아닐 경우 저급한 폭로전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나 후보 측 한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소나기 펀치를 날리지만 정타가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과 박 후보 측은 이날 서로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었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7일 서울시민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46.6%)는 박 후보(49.7%)에게 3.1%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후보 측이 지난 5, 6일 여론조사기관 MRCK에 의뢰해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박 후보(52.4%)가 나 후보(42.9%)를 여전히 9.5%포인트 앞섰다고 박 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동대변인이 전했다.

김형구·나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