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반쪽 성공’ 그친 ‘아송페’, 얻은 것과 잃은 것

 

아시아 6개국 대표 가수들과 4만여 명의 국내외 팬들이 모였다. 해외 가수들은 한국어, 국내가수는 외국어로 인사를 준비해 환호를 받았다. ‘아시아는 하나(Asia is one)’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다양성의 문제와 함께 진행미숙이라는 아쉬움도 남겼다.

15일 오후 5시 40분부터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2011 아시아송페스티벌’이 5시간여 동안 4만 관객의 열광 속에 치러졌다.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이승기, 비스트, 지나, 미쓰에이, 유키스 등 국내 7개 팀과 일본의 퍼퓸, 트리플에이, 대만의 하윤동, 태국의 타타영, 홍콩의 고거기(홍콩) 등 6개 팀이 올해로 8회를 맞은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KBS 전현무 아나운서와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하늬가 진행을 맡은 페스티벌은 본 공연에 앞서 라니아 리싸 엑스파이브 쇼콜라 히트 등 국내 신인가수들이 쇼케이스 무대로 시작됐다. 신인 가수들이 지펴놓은 열기를 아시아 각국의 선배 가수들이 이어받았다. 미쓰에이로 시작해 드라마, 영화를 통해 한국과 인연이 깊은 하윤동이 무대에 올랐다.

이어 3년 전 ‘아시아 송 페스티벌’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던 유키스가 열정적인 무대를 펼쳤고 지나, 주필창, 트리플에이, 이승기, 고거기, 퍼퓸, 타타영, 소녀시대, 슈퍼주니어가 차례로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슈퍼주니어는 멤버별로 일본어 중국어는 물론 태국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으로 전 세계 팬들에게 인사를 전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시아는 하나(Asia is one)’

이번 페스티벌에는 국내가수 7팀과 해외가수 6팀이 참가,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임에도 비교적 아시아 각국을 아우르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이들은 한국과의 인연도 깊었다. 하윤동은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국내 배우와 만난 친숙한 스타고 퍼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 활약중인 소녀시대 카라 등과의 특별한 인연을 밝히기도 했다.

하윤동 퍼퓸을 비롯한 해외가수들은 대부분 한국어로 인사를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가수들도 해외 팬들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나는 영어 멘트로 자신을 소개했고 슈퍼주니어는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아랍권까지 아우르는 최다 언어로 팬들에게 인사했다. 글로벌 행사에 걸맞는 가수들의 모습에 팬들은 환호했다.

관객석은 국내와 아시아는 물론 유럽, 미주, 아랍권 등 다양한 음악팬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공연 도중 쏟아진 폭우에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국내외 300여 매체의 취재열기도 뜨거웠고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 총 40여국의 채널에 이날 현장의 모습이 방송될 예정이라 ‘아시아 송 페스티벌’이 명실공이 아시아 축제임을 전 세계에 알렸다.

‘아이돌 편중, 음악도 하나’

이날 무대에 오른 국내 가수 중 이승기, 지나를 제외하고 모두 아이돌그룹이었다. 신인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가수들조차도 리싸를 제외하곤 모두 아이돌그룹이다. 아무리 아이돌그룹이 대세라고 하지만 음악축제라고 하기엔 편향된 장르로 다양성을 상실했다. ‘아시아는 하나’를 타이틀로 내걸었지만 ‘음악도 하나’가 돼서는 안됐다.  

미숙한 행사 진행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완벽한 공연을 준비한 가수들과 이들의 모습에 환호하는 관객들에게 무대사고는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다. 하지만 이날 공연은 40분이나 지연된 뒤에 두 번이나 무대사고가 있었다. 소녀시대 무대 때 마이크 오작동과 스크린이 멈추며 공연이 일시 중단됐다. 슈퍼주니어 무대에선 소녀시대의 영상이 스크린에 나왔다.

공연 도중 10여분가량 폭우가 쏟아졌을 때 관객들이 공연장을 빠져나가지는 않았지만 일순간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의자가 젖어 관객들은 일어서서 우산을 펴야만 했던 것. 야외공연을 할 때 일기예보에서 비가 올 가능성이 있으면 우비가 준비되게 마련이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야광봉과 무릎담요가 전부였다.

한편 ‘아시아 송 페스티벌’은 아시아 국가 간 문화교류 활성화를 위해 2004년 시작된 축제다. 8회째를 맞는 올해 행사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 개최를 기념해 대구시와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유니세프가 공동 주최했다.

정병근 기자 bkman@segye.com/ 사진 = 한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