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00억원에 이르는 재향군인회의 대규모 회계부정 사실을 포착,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중간 브로커 등으로부터의 리베이트 수수 등 비리가 드러나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관련자들을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검찰이 향군의 일부 사업에 대한 비리 수사를 벌인 적은 있으나, 이처럼 향군 내 광범위한 회계부정 의혹을 수사하는 것은 처음이다. 검찰 수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주원)는 향군 사업개발본부가 운영하는 20개 수익 사업장 중 일부에서 대규모 회계부정이 저질러진 사실을 파악하고, 구체적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 7월 초 사업개발본부가 실체가 없는 유령사업장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 130억여원을 투자한 것에 대해 자체 특별감사를 받은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향군 사업장 중 실체가 없는 사업장이 5∼6개 정도 될 것으로 보고, 그 규모가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한 회계법인은 내부 보고서에서 “향군의 부채 중 1800억원 정도를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향군이 브로커가 낀 PF 대출을 하면서 보증을 서고 연 7∼8%인 통상금리의 배에 해당하는 14∼15%의 금리로 돈을 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은 배경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에 따른 손실액이 연간 150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중 일부가 중간 브로커를 통해 향군 인사들에게도 전달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또 수익사업을 심의·관리하는 과정에서 부실 프로젝트에 대해 지급보증을 선 배경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향군이 최근 2년 반 사이에 부채가 6100억원으로 급속하게 늘어난 사실도 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향군은 2007년 이후 아파트와 오피스텔, 리조트 등 20개 수익사업을 벌였으나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않아 수천억원의 빚더미에 올라 파산이 우려된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은 향군 내 회계부정 사실을 파악하고, 최근 재무 담당자를 불러 관련 자료 및 회계 자료를 제출 받아 광범위한 내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조만간 향군에 대해 공개 수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앞서 2009년 보수단체가 재향군인회의 부지 매각과 회관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의 불법 여부 등에 대해 검찰에 고발조치한 바 있고, 부산지검 강력부는 재향군인회 간부들이 군납용품 수주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받아 챙긴 정황을 잡고 수사한 바 있다.
김태훈·유태영 기자 af103@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