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앞두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보건소 무료 독감예방접종에서 0∼3세 미만 영유아들이 소외되고 있다. 독감은 질병관리본부가 지정한 11가지 영유아 필수예방접종 가운데 하나지만 국가가 비용을 지원하는 8가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특히, 무료 접종 여부가 기초지자체 자율에 맡겨져 지역 간 ‘차별’도 발생하고 있다.
이 사업 자체가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이로 인해 강남·송파 등 재정이 넉넉한 구는 저소득층 영유아에게도 무료 접종을 하고 있다. 사는 곳에 따라 건강관리에서도 불평등이 발생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단순한 예산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지자체의 ‘의지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서울에 사는 0∼2세 기초수급권자는 1897명, 전국을 다 따져봐도 1만4644명에 불과하다. 영유아용 백신이 개당 6840원이므로, 1억원 정도면 전국적으로 무상 지원할 수 있다. 실제로 저소득층 영유아에게 무료 접종을 한 은평구의 보건소 관계자는 “재정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관내에 대상자가 200명이 채 안 돼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현장의 보건소 관계자들은 영유아 무료 접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전용 백신으로 인한 번거로움’을 꼽았다. 영유아는 3세 이상이 쓰는 일반 백신(0.5㎖)의 절반을 투여해야 하는데, 미세한 투여량의 차이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따로 제작된 전용 백신(0.25㎖)을 써야 한다. 일반용과 별도로 구비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유통기한이 1년인 탓에 지자체들이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적은 물량의 전용 백신을 보건소 차원에서 따로 구입해 쓰는 것 자체가 번거롭고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조경애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는 “질병예방이라는 중요한 부분에 지역 간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은 복지에 큰 구멍이 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영유아 독감예방접종 지원을 정부나 광역자치단체가 일괄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고 지적했다.
우상규·서필웅 기자 skwoo@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