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저축은행에 비과세 예금을 허용해 5000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권 투자자 피해를 보상하는 의원 입법안과 금융위원회의 특별계정 연장안의 처리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최근 “정부가 이런 식이면 어떤 법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는 좌불안석이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재원이 바닥날 지경인데 연장안 처리가 미뤄지면 시장 불안감이 커질 수도 있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지난 4월 설치된 특별계정은 운영시한인 2026년까지 최대 17조원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마다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이 낼 보험료에 정부출연금을 더한 금액이다. 그러나 태부족일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부실 정리에만 많게는 17조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추가로 저축은행 부실이 드러난다면 손조차 쓸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이 계정을 운영하는 예금보험공사가 특별계정에 쌓일 재원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부실 처리에 쓰고 있는데, 구조조정 수요가 재원보다 많아지면 돈을 빌릴 길이 막힌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이런 사태를 막고자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에게 요청해 특별계정의 운영기한을 2031년까지 늘리는 내용의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지난달 19일 발의했다. 담보로 쓰일 재원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무능 책임도 지적된다. 금융위는 애초 재정을 통해 5000억원을 특별계정에 출연하겠다고 국회와 약속했지만, 정작 내년 예산안에는 기획재정부 반대를 이유로 1000억원만 반영했다. 예금자보호법을 개정한 지 7개월도 안 돼 또다시 재원 마련을 위해 법을 손질하겠다는 금융위의 행태에 대한 비판도 적잖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