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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의 주부칼럼] 명성산에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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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고구려를 건국한 궁예가 철원을 도읍으로 국호를 태평국으로 정해 문란한 정치를 일삼다가 인심을 잃어 부하인 왕건의 정변으로 이곳에 은거하였다고 한다. 왕건과 최후의 격전을 벌이다가 크게 패하여 온 산이 떠나가도록 울었다하여 울음산이라고도 한다.

산정호수 좌우에는 궁예가 은둔하여 망을 보았던 곳으로 망우봉과 망봉산이 있다. 산에 오르기 전 우리 일행은 단체사진을 찍고 파트별로 산을 오른다.

빨갛게 물든 단풍사이로 발길을 옮긴다. 길이 고르지 못하여 울퉁불퉁하지만 발걸음은 가볍다. 계절은 속일 수 없는 것, 어느새 나뭇잎들은 스스로 떨어져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다.

겨울날 양분을 저축하기위해 나무들은 잎을 떨구고 있다. 비선폭포를 지나 등룡폭포 구간에는 몇 년 전에 설치한 듯한철제교량이 지나다니기에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다.

어릴 적 산길을 걸을 때 길가에 피어있는 억새를 많이 봤다. 지천으로 무리지어 피어 있던 꽃, 억새를 꺾으려다 그 날카로운 잎에 손을 베이기도 하고 배고픈 시절 봄이면 뚝방에 앉아 어리디 어린 억새속잎을 먹던 기억도 생생하다.

923m의 명성산은 억새군락지로 매년 10월 둘째 주에 억새꽃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돌부리에 발이 채이면서 오르는 산은 나들이객들을 불러 모은다.

내려가는 길, 오를 때는 몰랐는데 힘들다. 이화 사장님이 먹이를 찾아 내려온 어리바리한 뱀을 보고는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장난을 친다. 긴 막대기로 건드려 본다. 짓궂은 남자의 속성은 버릴 수 없나보다.

졸졸졸 흐르는 계곡에 앉아 먹는 간식은 더 맛있다. 얼마나 가물었으면 계곡에는 물이 별로 없다. 가게에 진열된 화초와 용기들을 보면서 산정호수에 있는 궁예산책로로 들어선다.

어쩌면 저렇게 단풍이 고울 수 있을까? 20분 정도 소요된다는 팻말을 보고 들어섰는데 우리는 단풍에 취하고 호수에 취에 걷다보니 어느새 한 시간을 훌쩍 넘겨 산정호수 둘레길 을 한 바퀴 돈다.

좁다란 길을 따라 올랐다가 또 내려가고 또 올랐다가 내려가기를 반복하면서 춥지도 덥지도 않은 좋은 날씨에 김일성 별장 터를 지나 망국의 슬픔을 통곡했다는 명성산을 뒤로하고 차에 오른다.

이명희 myung769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