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의 순수저축성예금 수신금리는 평균 연 3.75%로, 전분기(3.69%)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여기에 이자소득세(세율 15.4%)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실질 예금금리는 -1.63%를 기록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6년 1분기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은행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의미다.
분기 기준 은행의 실질 예금금리는 지난해 1분기 0.35%에서 같은 해 2분기 -0.13%로 돌아선 이후 1년6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최장 기간 마이너스 금리 행진을 잇고 있다.
이처럼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의 늪’에 빠진 이유는 최근 은행의 예금금리는 2∼3% 수준에 머문 데 비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를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올 들어서도 은행의 순수저축성예금 수신금리는 1분기 3.58%, 2분기 3.69%, 3분기 3.75% 등 소폭 상승하기는 했으나 3% 중반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5%, 4.2%, 4.8%의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다섯 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만큼 예금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마이너스 금리 시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마이너스 금리가 장기화하면 가뜩이나 낮은 가계 저축률이 더 떨어질 수 있고, 퇴직자 등 이자로 생활하는 노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가계자금이 은행으로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은행으로서는 예금금리를 올릴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낮은 금리가 유지되면 사람들이 마이너스 금리를 감수하고 계속 저축할지 의문이고, 이자소득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이자생활자에게도 불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계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