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희 성균관대 교수·인터랙션사이언스학 |
그러나 MVNO가 또 다른 실패 사업모델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기존 통신사보다 저렴한 서비스가 가능하지만 사업 규모가 영세해 영상통화나 멀티미디어메시지(MMS), 발신자 번호 표시, 통화 중 대기, 스팸문자 차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MVNO의 핵심전략인 저가 기반 전략은 초기 성공을 위한 동인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심각한 의문이 남는다. MVNO 도입이 요금경쟁을 촉발한다면 이는 지속적 요금인하 압박으로 이어지고 결국 이윤 압착을 가져올 수 있다. 저가전략의 MVNO가 저렴한 요금 탓에 망 대가, 마케팅비, 기타 운영비 등 사업자의 원가를 회수하기 힘든 상황이 될 수도 있다.
MVNO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그에 맞는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우선 철저한 고객 이해를 기반으로 틈새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음성 위주의 저가전략은 머지않은 미래에 그 시장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폭발적인 무선 인터넷 활용 등 서비스 수요 변화에 맞는 사업계획이 필수적이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MVNO와 차별화하고 이통사들과는 요금 및 서비스 측면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새로운 서비스가 시장을 확정해버리기 전에 신속하게 서비스를 확장하고 나아가 새로운 서비스를 선도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해나가야 한다.
MVNO의 성공 여부는 제4 이동통신 사업자의 등장과 운명을 같이할 것이다. MVNO나 제4 이동통신 모두 국내의 닫힌 이동통신 시장 개방을 통해 경쟁을 활성화하여 더 개방적 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슈미트 회장이 한국을 방문하며 “기술의 발전이란 개방된 플랫폼, 개방된 개발 툴, 개방된 경쟁 속에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신동희 성균관대 교수·인터랙션사이언스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