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로 가는 동네 미용실이 있다. 처음 갔을 때, 빈칸이 그려져 있는 카드를 하나 주면서 “열 번 도장을 받으시면 한 번은 공짜로 깎을 수 있는 카드에요. 많이 이용해 주세요~”라는 안내를 받았다.
그 이후로 계속 같은 미용실을 다니고 있지만 도장을 받은 일도 또 도장을 받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다른 미용실들도 그렇게 하니까 그저 형식적으로 따라 했을 뿐이다. 고객 또한 좁은 지갑 속에 어쩌다 들르는 동네 미용실 카드를 항상 갖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러 번을 다닌 후에야 이 생각이 났지만 따질 일도 못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부는 내가 챙기지 못한 탓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하나 마나 한 약속을 한 미용실 원장이 슬그머니 미워지기도 했다.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회사 주변 식당엘 들렀다. 벽면 온통 가득히 명함 크기의 뭔가가 빽빽히 붙여져 있었다. 가만히 보니, 미용실에서 준 것과 같은 방식의 카드였다. 열 번을 채우게 되면, 공짜로 한 번 식사를 할 수 있는 카드인 것이다. 미용실과 비교해 볼 때, 이 곳의 주인은 약속을 확실히 지키려는 듯 했다. 카드를 혹시 가져 오지 못했을 상황을 배려한 것이다. 얄팍한 상술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렇게 간단해 보이는 마케팅 기법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한 세차장에서 고객에게 8번을 이용하면 한 번을 공짜로 세차할 수 있는 카드를 나눠 주었다. 첫 번 째 그룹은 8개 칸이 그려져 있는 카드를, 두 번 째 그룹에게는 10개 칸이 그려져 있는 카드다. 대신 두 번 째 그룹의 10칸 중에는 이미 두 개의 도장이 찍어져 있었다. 어느 그룹이 이 카드를 잘 이용 했을까?
결과는 여덟 칸짜리 카드를 받은 고객의 19퍼센트가 목표를 달성 한 반면 열 칸짜리 카드를 받은 고객들은 34퍼센트가 목표를 달성 했다. 두 번의 도장이 찍어져 있는 것이 심리적으로 동기 부여를 해 준 것이다.
어느 서비스건 열 번을 채운다는 것은 쉽지 않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말이다. 그 사이 서로의 약속은 흐지부지 되기 마련이다. 진심으로 이러한 기법으로 고객을 유치 하고 싶다면, 횟수를 도전 하고 싶도록 줄여야 한다. 줄이는 대신 원가가 덜 드는 서비스를 해 주면 된다. 세 네 번 만에 뭔가 결과를 주어야 한다. 음식점의 경우라면 세 번의 경우는 음료수를 여섯 번의 경우는 두 병을 주거나 가능한 범위내의 다른 서비스를 추가해 주면 좋다.
이런 작은 차별화를 통해서도 고객에게는 진심을 전달할 수 있고, 마케팅 본연의 목적도 달성할 수 있다. 얼마 전 서비스로 주는 음식은 양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매스컴을 통해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고객은 주문 전 쿠폰으로 주문 한다는 것을 또 감추기도 하는 모양이다. 이런 업체에 무슨 신뢰와 애정을 느끼겠는가!
반대로 쿠폰으로 주문하는 서비스는 프리미엄 급으로 해 주는 것은 어떨까? 분명 고객은 다른 느낌을 받지 않을까?
김학재(mindsetu@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