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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콘텐츠·0%대 시청률… '그들만의 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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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만 요란 '밑천' 드러나
"단지 케이블 채널 늘어난 것"
출연 연예인·팬클럽도 고민
'광고비 횡포' 시달린 기업 냉담
"개선점 없을 땐 조치 취해야"
“횡포에 가까운 거액을 요구하며 광고를 받아갔는데, 시간이 지나도 (시청률과 저급한 콘텐츠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대기업 관계자 A씨)

“우리 오빠가 출연하니 봐야 할까? 아님, 안 봐서 시청률을 더 낮춰야 할까?”(연예인 팬클럽 B씨) “수많은 채널 가운데 4개가 더 늘어난 정도 아닌가. 배우들에게 들인 돈이 아깝다.”(시청자 C씨) 

4개 종합편성채널(jTBC·채널A·TV조선·MBN, 이하 종편)이 출범한 지 열흘이 지났다. 그간 종편의 콘텐츠가 베일을 벗고, 시청률도 드러났다. 시작을 알리는 목소리는 컸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종편을 지켜본 이들의 목소리는 대부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종편 방송사들은 일제히 콘텐츠 품질 제고와 다양화, 질 높은 일자리 창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외쳤지만 모든 면에서 당초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지상파의 경쟁 채널’이라기보다는 단지 ‘케이블 채널의 하나일 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AGB닐슨에 따르면 지난 열흘간 종편의 평균 시청률(전국가구 기준)은 jTBC가 0.549%, MBN이 0.356%, 채널A가 0.343%, TV조선이 0.326%를 기록했다. 또 다른 시청률 조사회사 TNmS미디어코리아가 발표한 결과도 바닥을 기기는 마찬가지로, jTBC 0.440%, TV조선 0.372%, MBN 0.358%, 채널A 0.316%이다. 이 정도면 케이블TV에서도 10∼20위권이다.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바닥 시청률에 이렇다 할 화제성도 따르지 않자, 광고비를 배정한 기업들은 냉담해지고 있다. 한 대기업 마케팅 관계자는 “애초부터 초기 효과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터라 이미 심층 광고효과 분석을 의뢰해둔 상태”라며 “확실한 근거를 마련한 뒤 향후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횡포에 가까운 거액을 요구하며 광고를 받아갔는데, 시간이 지나도 개선점이 보이지 않으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종편에 출연한 연예인들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낮은 시청률을 끌어 올리지 못한 ‘죄’ 때문에 과연 현 시점에 합류한 것이 맞는지, 고민까지 늘었다. ‘개국 초기이니 더 길게 봐야 하나’라는 생각과 ‘적당할 때 빠졌다가 좀 더 지켜본 뒤 합류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팬클럽 역시 속내는 복잡하다. 특히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10대와 20대 초반 팬들은 트위터나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어찌할깝쇼’라는 내용의 글을 종종 올린다. 이들은 이제 단순히 “우리 오빠가 출연하니 봐야겠다”가 아닌 “안 봐서 시청률을 낮추고, 그래야 우리 오빠가 출연하지 않는다”는 방법까지 제시할 정도다.

시청자들은 “수많은 채널 가운데 4개가 더 늘어난 정도”쯤으로 종편을 인식한다. 정우성과 한지민이 주연을 맡고 처음으로 판타지에 도전한 노희경 작가의 ‘빠담빠담’에는 “지상파에 편성됐으면 10%대는 넘겼을 텐데…”, “배우들과 들인 돈이 아깝다”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이 같은 반응도 소수에 그친 것으로 추가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초기에는 비난이나 혹평이라 해도 시청자들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이뤄졌으나 이제는 그나마도 관심도가 떨어져 언급 자체가 미미해지는 흐름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난 열흘간의 추이에 대해 무시하는 분위기다. “아직 긴장할 수준이 아니다”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 종편 채널은 첫날부터 뉴스의 객관성에서 벗어난 ‘주장성’ 뉴스를 내보내 반감을 샀다는 분석이다. 한 지상파 프로듀서는 “첫날 방송을 봤을 때 ‘이걸 참… 고맙다고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한 25년차 CP는 “방송의 경우 신문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기 때문에 (종편의) 고민이 클 것”이라며 “아직까지 지상파 방송이 긴장해야 할 대목을 찾지 못했다”고 평했다.

김신성 기자